▲ 솔샤르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조제 무리뉴 감독 경질 이후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체제에서 맨유는 10승 1무를 달렸다. 선수의 면면도 달라졌다. 위닝 멘털리티가 살아났다. 솔샤르 임시 감독에게 곧 '정규직' 제안을 할 것이라는 소문에서 확신으로 변해가는 시기였다. 하지만 맨유 구단은 나름 신중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맨유의 11경기 무패, 큰 경기는 적었다 

시즌 중반에 지휘봉을 잡은 솔샤르 감독이 맨유의 11경기 동안 폭박적인 상승세를 이끈 공로는 분명하다. '허니문' 기간의 성과가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1-0으로, 아스널을 3-1로 격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머지 맞상대한 팀들은 중하위권 팀이 대부분이었다. 솔샤르 감독의 상승세에도 '검증된' 지네딘 지단,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부임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다.  

조금 더 내면을 살피면, 지단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제한된 스쿼드를 바탕으로 토트넘을 꾸준히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스테이지로 이끌었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선 유벤투스 등의 강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제 유럽 전역에서도 토트넘을 경계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국 언론 '미러'를 비롯한 복수 현지 매체가 "PSG 결과에 따라 솔샤르 감독의 정식 감독 선임이 결정될 것"이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퍼거슨 감독 이후, 맨유의 높아진 눈높이 

지난 26년간 팀을 이끌며 수많은 우승을 달성한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맨유는 세계적인 구단이 됐다. 30년이 지나는 동안 맨유 팬들의 눈높이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무리뉴 감독이 유로파리그 우승을 하고, 다시 챔피언스리그 권으로 팀을 회복시킨 게 허기진 배를 채우진 못했을 것이다. 맨유는 항상 리그 우승을 해왔던 팀이고, 챔피언스리그도 우승권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디프시티와 몰데만을 이끌어 본, 경험이 부족한 솔샤르 감독을 애초에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홈에서 PSG전 완패, 팬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원정도 아닌 홈에서의 완패. 에딘손 카바니, 네이마르, 토마스 뫼니에 등 상대 주축 선수가 여렇 부상 결장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맨유 팬들은 '승리'를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전혀 다르게 흘렀다. 

무엇보다도 투헬 감독의 스리백과 포백을 오고가는 하이브리드 전술, 다니 아우베스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한 전술적 판단으로 약점을 봉쇄할 동안 맨유는 우왕좌왕했다. 제시 린가드, 앙토니 마시알의 부상 이탈에도 별다른 대응은 없었다. 수동적인 대처만하고 끌려갔다. 

홈에서 '빅클럽'을 상대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게 홈팬들에게 주는 파급효과는 크다. 솔샤르 감독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순식간에 실망으로 변했을 수 있다. '아직 솔샤르는 멀었구나'라고. 

맨유엔 16강 2차전이 남았지만, 원정이고 실점 없이 3골을 넣어야 한다. 또한 이번 패배 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킬 수 있을지 당장 다가올 첼시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공든 탑은 쉽게 무너진다. 솔샤르의 정식 감독은 아직 멀고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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