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범근 감독(왼쪽)은 이강인의 A매치 데뷔를 지지한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AW컨벤션센터, 유현태 기자, 제작 영상뉴스 팀]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어린 선수의 A매치 데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8세 이강인은 한순간 한국 축구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아직 20세 이하 대표팀에 속할 나이지만 그는 이미 라리가 발렌시아 1군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코파 델 레이는 물론이고 라리가 경기에 출전하며 그 기량을 입증했다.

벤투호가 아시안컵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한 것과 맞물려 이강인의 A 대표팀 발탁을 지지하는 여론이 일었다. 모든 결정권을 쥔 파울루 벤투 감독 역시 스페인 현지를 찾아 이강인을 점검하려고 했다. 시기상조라는 주장과 실력이 충분하니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1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 크리스탈홀에서 개최된 '제31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 이후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모든 것은 경험에서 우러난 설명이다. 차 감독 역시 어린 나이에 A매치에 데뷔했다. 그는 18세 351일 나이로 1972년 아시안컵에 소집돼 데뷔전을 치렀다. 차 감독은 "내가 대표 선수가 됐을 때 잘해서 뽑힌 게 아니다. 신체 능력은 좋았지만 기본기는 부족했다. 장덕진 회장이 장래성을 보고 뽑아줬다. 결승 골을 넣고 자신감을 얻고 도약이 되니 내 실력이 되더라. 어린 선수들을 뽑는 데 주저하는 것은 팀이 빨리 발전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도자 당시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차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었다. 당시 고종수, 이동국 등이 대표팀에 포함돼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차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 됐을 때도 안정환, 이동국, 고종수 등 어린 선수를 뽑는다고 해서 굉장히 어려웠다. 우리 시대만 해도 그랬다. 누가 은퇴해야 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가 기량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차 감독이 유럽에서 얻은 결론이다. 대표팀에서 자신감을 얻은 뒤 차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 도전했다. 이후 분데스리가 308경기에서 98골을 넣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됐다.

차 감독은 "유럽에선 18,9살에 프로에 데뷔한다. 그래도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을 때 튀어오르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상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얻게 된다. 남들이 해주는 잘한다는 보증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도움이 된다. 가능성이 있으면 다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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