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한 신인 시즌을 보낸 강백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기대에 부응했다. 회의적인 시선을 모두 물리쳤다. 지난해 신인왕 강백호(20·KT)는 슈퍼스타를 향한 완벽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고졸 야수가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다. 하지만 강백호의 그릇은 역시 컸다. 138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 29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0을 기록했다. 기대감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말도 있지만 오히려 “경험을 쌓았으니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주를 이룬다. 강백호도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전지훈련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런 강백호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도자가 있다. 유정민 서울고 감독이다. 미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IMG 아카데미에서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유 감독은 강백호의 성장 과정을 모두 지켜본 지도자다. 누구보다 강백호를 보는 눈이 정확하다. 그런 유 감독은 강백호의 신인 시즌 질문에 “잘할 줄 알았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유 감독은 “(강)백호가 첫 경기(3월 24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을 치지 않았나. 그때 기자분들에게 전화를 많이 받았다. 백호가 얼마나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20개 이상은 칠 것 같다’고 답했다. ‘되겠느냐’는 반문도 있었는데 나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떠올렸다. 그런데 강백호는 유 감독의 예상을 넘어 2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은사도 놀란 신인 시즌이었다.

유 감독이 말하는 강백호의 최고 장점은 ‘자신감’이다. 거만하지 않은 당당함이다. 유 감독은 강백호가 아마추어 시절부터 그런 끼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수많은 선수를 프로에 보낸 유 감독은 같은 기량이라도 그런 자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더 성공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유 감독은 “항상 자신감에 차 있는 아이”라고 미소지었다.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지만, 어쨌든 이제는 품에서 떠난 자식이다. 유 감독은 KT 지도자들이 강백호를 더 좋은 선수로 성장시켜줄 것을 믿는다. 그 때문에 특별히 당부할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항상 당당한 자세를 유지했으면 하는 게 딱 하나의 바람이다. 그것이 강백호와 다른 선수를 차별화하는 요소라고 믿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자신감만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 당부를 한다면 ‘네 스타일대로, 기죽지 말고 야구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짧게 말했다. 이는 올해 상위 순번에서 프로에 간 정우영(LG), 송승환 이교훈(이상 두산), 미국으로 떠난 최현일(LA 다저스) 등 다른 제자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유 감독은 “정우영도 끼가 있는 선수다. 다른 선수들도 프로에서 잘할 것”이라고 선전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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