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왼쪽)이 훈련을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건일 기자]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는 채태인과 함께 1루수로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는 "항상 1루수로 준비한다. 그런데 우리 팀엔 1루수에 야구 천재가 있기 때문에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지 않느냐"라며 "천재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돕겠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맡을 수 있는 포지션은 1루가 아니라 또 있다. 이대호는 핫코너도 지킬 줄 안다. 지난해 3루수로 3경기에 선발 출전해 실책 없이 경기를 끝냈으며 2010년엔 3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받기도 했다.

이대호가 3루수로 출전한다면 여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병규 등 타격 자질이 뛰어난 선수들을 지명타자로 기용해 공격력 강화를 꾀할 수 있으며 전준우 손아섭 민병헌 등 주전 외야수들을 지명타자로 기용해 체력 안배도 가능하다.

여전히 3루수로 출전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대호는 "솔직히 3루는 생각은 안 하는데 (가능하도록) 운동을 해놓을 생각이다. 만약 감독님이 정말 '깜짝 카드로 쓰겠다' 또는 부상자가 많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한다고 하면 말이다. 그것도 준비해야 하는 게 선수다. 즐겁게 받아들이려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1992년 이후 우승하지 못했다. 롯데에서 13년을 뛴 이대호는 아직 한국에서 우승 반지가 없다. 2017년 시애틀에서 롯데로 돌아오면서 우승을 외쳤고 누구보다 우승을 간절하게 말하고 있다. 철저한 1루수 준비는 물론 3루수로도 가능하도록 대기하겠다는 의지가 우승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나온 셈이다.

이대호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솔직히 내가 있을 때 하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될 시간은 한정이 돼 있는데 그게 안 되니 화가 많이 난다. 롯데 우승을 목표로 한국에 왔는데 누구보다 간절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 송승준과 손승락도 우승이 간절하다. ⓒ롯데 자이언츠

다른 베테랑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다. 이대호와 같은 38세가 된 마무리 투수 손승락도, 40세로 KBO 리그 최고령 투수가 된 송승준도 힘이 있을 때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두 선수 역시 우승 반지가 없다.

손승락은 "내가 후배들에게 밀린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 가겠다"면서도 끝을 떠올렸다.

"몇 년 간은 힘이 안 떨어질 수 있는데 언제 내 구위가 떨어질지 모른다. 정말 (우승이) 하고 싶다. 힘 있을 때. 또 대호도 힘이 있을 때 그럴 때 한번 하고 싶어요"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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