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한희재 기자
▲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넥센 이정후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왼 어깨 재활중인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또 하나의 고비를 넘었다. 티 배팅에 이어 배팅볼 타격 훈련까지 아무 탈 없이 마쳤다. 이제는 실전까지 노리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10월 20일 대전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 1사 후 김회성의 안타성 라인드라이브를 다이빙캐치 하는 과정에서 왼쪽 팔이 몸 아래 깔리며 비틀어졌다.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시즌 중 1차 인대 부상이 있었던 부위였던 탓에 수술이 불가피했다.

수술을 받을 때만 해도 시즌 초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진단으로는 완치에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 시즌 복귀는 5월 중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정후는 달랐다. 괴물같은 빠른 회복력을 보이며 정상 궤도에 가까워지고 있다.

재활이 워낙 순조롭고 빨라 5월 복귀에서 스프링캠프 합류로 일정이 앞당겨졌다. 이미 국내 훈련에서 한 손(오른손) 타격을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목표는 배팅볼 타격까지 해 보는 것이었다.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실전 감각은 이후 시범경기서 끌어올리고 정규 시즌 개막을 맞는다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었다.

그러나 이정후의 재활 시계는 멈춤 없이 쉼 없이 달려갔다. 캠프 합류 일주일 만인 지난 8일부터 티 배팅 훈련을 시작했다.

양 손으로 배팅을 해 봤지만 왼쪽 어깨엔 무리가 가지 않았다. 점차 티 배팅 훈련량을 늘렸고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되자 배팅볼 타격으로 단계가 상승됐다.

당초 계획이라면 배팅볼 타격은 캠프 중.후반에서야 손을 댈 예정이었다. 하지만 티 배팅이 워낙 잘 이뤄졌기 때문에 이 일정이 크게 앞당겨졌다.

중요한 건 단계가 올라가면서도 통증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재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계를 끌어올린 다음 날 컨디션이다. 시도는 해 볼 수 있지만 하루 자고 나면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구단이 부상 선수의 재활 과정을 공식 발표할 때 테스트 이후 다음 날 경과를 지켜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정후는 이 단계도 뛰어 넘었다. 배팅볼을 친 다음 날에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정후는 "티 배팅을 친 뒤에도 배팅볼을 친 뒤에도 통증이 거의 없다. 걱정했던 것 보다 빠르게 재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금씩 다음 과정에 대한 욕심까지 내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캠프 연습 경기에 출장해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캠프에서의 실전은 스프링 캠프 시작 전까지만 해도 희망 사항이었다. 시범 경기에 앞서 실전 경험을 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였다. 그리고 현재 이정후는 그 가장 이상적인 각본대로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언제쯤 실전에 나설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애리조나 지역에 비가 잦은 탓에 연습 경기 일정이 꼬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건 지금의 페이스로 재활이 이뤄지게 되면 캠프에서 돌아오기 전, 실전 테스트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캠프에서 실전을 치르느냐 아니냐는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 아무리 2년 연속 빼어난 활약을 펼친 이정후라 해도 스프링캠프서 기술적인 도약을 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뒤쳐질 수 있는 것이 야구다.

특히 올 시즌은 공인구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개막이 앞당겨져 시범 경기 기간이 짧아 진 것도 또 하나의 변수다. 한 번이라도 더 실전에서 공을 쳐 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때문에 이정후가 순조로운 재활을 통해 스프링캠프서 실전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는 건 확실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정후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캠프 연습 경기에도 나가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전에서 타격을 하면서 부족한 것은 없는지, 가다듬어야 할 것은 없는지 체크해 보고 싶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셔서 재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그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나도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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