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소속팀에서 다시 출발하는 조용호 ⓒKT 위즈 제공
[스포티비뉴스=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조용호(30·KT)를 상징하는 단어는 ‘근성’이다. 작은 체구지만 악착같이 야구를 한다. 허슬 플레이와 끈질김은 기본이다. 그가 2017년 1군에 데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다.

조용호는 2017년 69경기에서 타율 2할7푼2리, 출루율 3할6푼5리, 11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SK에 부족했던 출루율 높고 발 빠른 유형의 선수였다. 팀에서도 기대가 제법 있었다. 그러나 조용호는 지난해 상승세가 멈췄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조용호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는다. 자신의 근성이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반성했다.

달릴 만하면 찾아오는 부상, 그리고 높은 1군의 벽에 의욕이 꺾였다.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기회에 지쳤다. 조용호는 “초심을 잃었다는 말을 조금 들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1군에 못 올라가는 시간이 길어지니 스스로는 상심이 컸다. 그것을 드러내지 않았어야 했는데, 밖으로 표출이 된 것 같다”고 미안해했다.

그런 순간 기회가 왔다. 염경엽 SK 신임 감독은 팀 외야에 조용호의 자리가 마땅치 않을 것으로 봤다. 2군에서 썩히는 것보다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결국 KT와 합의를 이뤄 무상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받는 대가 없이 조용호의 미래를 생각한 것이다. 이에 감사함을 표현한 조용호는 “주위에서는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기회를 얻었으니 그러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비시즌 개인훈련은 충실히 했다. 1월에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했다. 몸은 물론 마음가짐도 새롭게 했다. 조용호는 “마음을 다잡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더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 가장이 되기도 했다. 조용호는 “나도 이제 30대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KT 외야 경쟁이 수월한 것은 아니다. SK만큼 어렵다. 지난해 MVP급 활약을 한 멜 로하스 주니어, 지난해 신인왕이자 팀 미래인 강백호가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수많은 선수가 경쟁한다. 조용호가 비교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열세인 점도 있다. 조용호도 이런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을 캠프 목표로 삼았다.

조용호는 “캠프에 와서 체중을 감량했다. 몸에 스피드를 붙이기 위해서다”고 했다. KT에는 발이 빠른 선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뛰는 야구를 선호하는 이강철 감독의 고민이기도 하다. 언제든지 2루를 훔칠 능력이 있는 조용호는 이 장점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 조용호는 “스피드를 살리는 동시에, 가장 중요한 수비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한다. 캠프에서 수비를 강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새 기회를 얻은 악바리가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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