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메릴 켈리(31·애리조나)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 SK와 계약했다. 당시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단 한 경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SK 플로리다 캠프에 합류해 선수단과 첫 인사를 나눌 때까지만 해도 켈리는 미지의 선수였다. 그러나 SK는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다. 켈리의 기본적인 기량은 물론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 예상은 기가 막히게 떨어졌다. 켈리는 지난해까지 4년간 SK에서 뛰며 리그 최고 선수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MLB) 데뷔를 앞두고 있다.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머무는 SK 관계자들은 요새 켈리의 2015년 전지훈련을 떠올린다. 올해 영입한 브록 다익손 때문이다. 켈리의 후임인 다익손은 켈리의 출발과 유사한 점이 많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고, 나이가 젊다. SK는 다익손이 켈리처럼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일단 첫 출발은 나쁘지 않다.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 기대를 모으고 있는 SK 새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

불펜피칭으로 몸을 푼 다익손은 15일(한국시간) 첫 라이브피칭을 했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고루 섞으며 26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4㎞다. 첫 라이브피칭으로는 나쁘지 않은 구속이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평균 구속과 최고 구속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패스트볼은 일관적으로 143~144㎞만 던졌다”고 설명했다.

일정한 밸런스에서 일정한 힘으로 던졌다는 의미다. 2미터가 넘는 장신이지만 안정된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는 스카우트 팀의 평가 그대로였다. 손혁 투수코치는 “평지에서 던지는 것보다 마운드에서 투구할 때 공이 좋았다. 한층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고 합격점을 내렸다. 염경엽 SK 감독은 “켈리의 첫해 이맘때보다 더 나은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다익손의 공을 받은 주장 이재원은 “MLB 경력이 없어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공을 받아보니 ‘이 정도면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키에서 나오는 패스트볼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선수”라면서 “타자들이 잘 도와주면 기본 이상은 할 투수 같다”고 기대했다. 

적응도 순조롭다. 든든한 도우미가 있다. 바로 3년 차에 접어드는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다. 로맥과 다익손은 캐나다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예전에는 비시즌 트레이닝을 함께 한 인연도 있다. 다익손이 SK를 선택한 하나의 배경이다. 로맥도 다익손 칭찬에 바쁘다.

로맥은 “키가 2미터가 넘어 나보다 덩치가 좋다. 그래서 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순수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국 음식도 잘 먹는다”면서 “적응을 잘하고 있으니 한국에 가면 많은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좋은 기회를 얻었고, 잘 해낼 것”이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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