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김광현(31·SK)은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시도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까지 마쳤다. 하지만 조건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김광현도 미련을 버리고 SK에 전념했다.

당시 MLB 구단은 몸 상태에 의문이 있었다. 실제 김광현은 2016년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돌아와 성공적인 재기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구위가 오히려 더 좋아졌다. 구속이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지만, 2015년 144.5㎞ 수준이었던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지난해 147.3㎞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MLB 구단의 관심도 재점화다. 복수의 MLB 스카우트들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투수는 김광현이다. 여전히 리포트가 본국으로 전송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스카우트는 4년 FA 계약에 ‘특약 사항’이 없는지 확인하려고 애쓴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팬들이 묻는다 코너에서 “MLB 진출 미련은 없는지”라는 질문을 받은 김광현은 잠시 생각하다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지금은 SK 소속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구체적인 계획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MLB에서 던져보는 것은 어릴 때부터 꿈꿨던 일이라 말했다. 실현 여부와는 관계없이, 꿈을 품고 있다는 자체는 좋은 일이다.

▲ 다시 태어나도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답한 김광현. 다만 야수는 생각이 없다고 했다.

“뭘 선택하든 어느 정도는 후회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문을 연 김광현은 “어쨌든 내 인생에 있어 꼭 해보고 싶은 것이고, 어렸을 때부터 꿈이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꿈이 하나의 동기부여가 된다고도 했다. 김광현은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하고, 더 완벽한 모습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편하게 도전할 수 있다. 그 목표를 위해 달리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 외에도 김광현은 팬들의 질문에 솔직함과 재치를 섞어 대답했다. 지난해 화제가 됐던 장발은 “어려울 것 같다. 진짜 감독님이나 코치님이나 팬들이 정말로 원한다면 참고 길러볼 생각은 있지만 장발이라는 게 훈련이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다. 자제하고 있다”고 껄껄 웃었다.

투수조 조장으로서 말을 안 듣는 후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 말을 잘 듣고 따라온다. 투수조장이라고 하지만 난 진지한 것은 안 어울린다”면서 장난기가 많은 선수로 김태훈 이승진을 지목했다. 아들이 야구 선수가 된다고 해도 흔쾌히 허락하겠다고 했다. “나도 내가 좋아서 시작했다. 아들이 좋아한다면 시켜도 된다고 본다. 자신이 좋아하면 언제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아빠 미소를 지었다.

야구선수가 아닌 다른 인생에 궁금함이 있을 법도 하지만, 김광현은 다시 태어나도 야구선수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야구를 안 하고 공부를 했으면 뭘 하고 있을까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도 “내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게 야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야수를 해볼 생각은 전혀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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