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사바하'-'검은 사제들' 포스터.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장재현 감독이 영화 '사바하'로 돌아왔다. 영화 '검은 사제들' 이후 4년 만의 신작이다.

영화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작인 '검은 사제들'과 비슷한 듯 하지만 결 자체가 다른 작품이다.

장 감독에게 '검은 사제들'의 흥행은 독이 든 성배였을 것이다. 구마 의식, 빙의 등 국내에서는 생소한 영화적 장치를 대중적으로 풀었다는 평가와 함께 그에게 거는 기대가 높아졌다. 그 후 또 다시 종교를 다룬 '사바하'로 돌아온 것이다. '검은 사제들'은 장재현 감독의 대표작이자 최고의 경쟁작인 셈이다.

장재현 감독의 선택은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른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종교 이야기'라는 큰 울타리 속에서 작품의 결과 흐름을 다르게 했다. 그의 말을 빌자면 '검은 사제들'은 캐릭터가 중심이 돼 영화를 끌고 간 작품이고, '사바하'는 스토리 자체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 영화 '검은 사제들' 스틸. 제공|CJ 엔터테인먼트

먼저 '검은 사제들'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소녀(박소담)가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고, 원래 알고 지냈던 김신부(김윤석)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구마의식을 준비한다. 이 구마의식을 위해서는 모든 자격에 부합하는 또 다른 사제가 필요했다. 신학생 최부제(강동원)는 또 다른 사제로 선택됐고, 김신부를 돕는 척 하지만 그를 감시하기 위해 구마의식에 참여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한 줄로 이야기 할 수 있다. 두 명의 사제가 소녀를 위해 구마의식을 하는 것. 이 짧은 한 줄을 풍성한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바로 두 명의 사제, 김신부와 최부제다. 과거부터 소녀와 인연이 있었던 김신부는 악령을 잡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꼭 붙잡고 있는 소녀를 위해 교단의 충돌을 피하지 않는다. 그의 뚝심있는 행동은 최부제를 움직이게 만든다.

구마의식을 돕는 또 다른 사제 최부제는 트라우마를 지닌 인물이다. 과거 동생이 죽은 사건을 잊지 못했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를 사제로 만든 것도 그 사건이다. 그의 강한 캐릭터성은 소녀 속에 숨어있는 악령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 두 사제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충돌과 화합은 영화를 이끌어 가는 힘이다.

▲ 영화 '사바하' 스틸.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사바하'는 스토리를 철저하게 영화의 중심에 뒀다. 이 작품은 총 세 가지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스토리는 금화(이재인)의 쌍둥이 언니 '그것'이다. 그것은 뱃속에서 금화의 다리를 먹고 자랐다. 그리고 금화보다 먼저 세상에 태어났다. 금방 죽을 것이라는 의사의 말은 틀렸다. 그것은 금화와 함께 소녀로 성장한다.

두 번째 스토리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는 박목사의 이야기다. 특정 종교가 아닌, 돈이 나오는 곳이면 어디든 조사를 하고 파고든다. 그러던 중 사슴동산이라는 종교를 알게 되고 조금은 색다른 운영 방식을 보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마지막은 미스터리한 정비공 나한(박정민)의 이야기다. 한정한 시골마을의 평범한 정비공인 나한은 영월 터널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철진이 자살하던 날, 그와 함께 있었던 인물로 언제나 진실을 숨기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이 세 이야기는 각자 자신만의 중심을 향해 달려간다. 마치 세 명의 캐릭터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듯 살아서 움직인다. 그 중심에서 세 이야기는 마주하고 그 파장은 강력하다. 세 이야기가 한 곳에서 만났을때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풀리고, 그동안 안개 속에 감춰졌던 진실이 드러난다.

이는 장재현 감독의 기획 의도였다.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장 감독은 "'사바하'는 세 가지 구성이었다. 결국 세 이야기가 만난다.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서사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바하'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ye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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