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기묘한 가족'에 출연한 배우 정재영.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정재영이 오랜만에 상업영화에 출연했다. 지난 2015년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이후 약 4년만이다. 그 사이 드라마 '듀얼'와 '검법남녀' 등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했다.

오랜만에 선택한 작품은 독특한 좀비물 '기묘한 가족'이다. 스릴러나 재난 액션 장르가 아닌 풍자에 가까운 코미디 장르다. 그는 극중 주유소집 첫째 아들 준걸 역을 맡았다. 준걸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차진 욕이 매력 포인트다. 만삭인 아내 남주(엄지원)의 눈치를 보느라 바쁜,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가장이지만, 가족의 일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팀 내 행동대장이다.

준걸은 정재영의 능청스러움과 서글서글한 외모, 투덜거리는 캐릭터를 모두 더한 듯한 인물이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는 준걸의 캐릭터를 살려 웃음을 더하고, 그가 혼자 투덜거리는 모습은 소심한 성격을 극대화 시킨다.

스스로를 '좀비 마니아'라고 하는 정재영을 만났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등장하는 코믹 좀비물에 출연한 이유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준걸, 서투리 연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 '기묘한 가족'을 선택하기까지 어떤 매력이 있었나.

"사실 좀비 마니아다. 진짜 마니아들이 들으면 '니가 무슨'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좀비물은 거의 다 봤다. 좀비물은 많이 나오지 않아서 나오면 무조건 본다. 예전부터 봐 왔고, 그만큼 좀비장르를 좋아한다. 그런 와중에 '기묘한 가족' 시나리오를 봤다. 그냥 가족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인 줄 알았는데, 좀비가 등장하고 눈이 커졌다.

희안한 좀비고, 좀비물 중에서 코미디는 별로 없다.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떨어지는 코미디가 많고, 신선한 발상이 있지만 극히 드물다. 우리나라에서는 좀비물을 풍자하고 코미디화 한 것은 처음이다. 신선함과 그런 부분이 잘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특히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나.

"설정이나 상황의 과잉으로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 좀비가 등장하고, 그곳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좀비를 존재하지 않지만, 퇴치 가이드가 있다. 그런 충돌이 재미있었다. 물리면 감염이 돼야 하는데, 영화에서는 일시적으로 회춘한다. 그것을 돈벌이로 생각하고, 마을 사람들이 움직이는 광경이 풍자적이면서도 재미있었다. 좀비 자체가 인간 욕심의 부산물이다. 인간의 욕망, 욕심 때문에 생긴 괴물이다. 그런 것들이 보여지는 것 같다. 웃기게 우습게 표현됐다."

- '기묘한 가족'에 등장한 좀비, 쫑비는 어땠나.

"사실 우리 영화에 나오는 쫑비(정가람)는 미소년이고, 영화 '웜바디스'에 나오는 좀비에 가깝다. 좀비 마니아로 내 성에 차진 않지만, 그런 귀여운 좀비라면 동생 해걸(이수경)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좀비지만 인간보다 낫다. 쫑비는 인간과 좀비 사이에서, 몸 속에서 바이러스들이 싸우는 것 같다. 감기에 걸렸을 때 열로 표현되지만, 몸 안에서 싸우는 것이다. 그것과 비슷한 상태인 셈이다."

- 영화에서 액션을 하더라. 이단옆차기 같은.

대역없이 직접 했다. 아직 할 여력이 된다(웃음). 도움닫기를 많이 했다. 실제 타격을 해야해서 보호대를 차고 했다. 그래도 진짜 타격을 하지 않으면, 별로 쎄게 안하는것 같다고 해서, 가람이는 아파도 젊고 그래서 참을 것인데, 두번째 이단옆차리를 한 대상인 춘삼이는 알고보니 실금이 갔다고 하더라. 너무 미안했다."

- 좀비물이 더 위험할 것 같다.

"우리도 위험했던 장면이 있었다. 준걸의 가족들이 2층 난간으로 지나다고, 좀비들이 빠지는 장면이 있다. 스턴트 배우들이 하는데도 힘들어 하더라. 액션은 기술적으로 바닥에 넘어지는 것이나 낙법 등을 쓴다. 좀비는 그러면 안된다. 발로 찼을때 그냥 넘어져야지 손을 대면 안된다. 찍는 분들이 좀비 액션이 가장 힘들다고 하더라."

▲ 영화 '기묘한 가족'에 출연한 배우 정재영.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준걸이 좀비를 마주한 뒤 반응이 독특하다.

"사실 가장 정상적인 반응이다. 준걸은 좀비 영화를 본 적도 없고, 들어도 사실 잘 모른다. 지금 우리 앞에 좀비가 나타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무섭긴 한데, 물려보고 느껴봐야 알 것이다. 실제 좀비물에서 많이 나오는 갈등이다. 가족이 좀비가 되면 버리지 못하고 같이 산다. 그러다가 다 같이 좀비가 되는 것이다."

- 영화 속 준걸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했나.

"이 가족의, 영화의 양념같은 인물이다. 의견이 명확하지 않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런 사람이다. 사투리도 남들보다 더 많이 한다. 심한 충청도 사투리를 썼던 것 같다. 우유부단하고 순수하고 순진한 사람이다."

- 충청도 사투리가 상당히 구수하고 잘 어울렸다.

"가장 어려운 것은 경상도 사투리다. 충청도는 전라도 사투리를 많이 해봐서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단어들은 비슷하고 뉘앙스와 어미가 다르다. 전라도가 좀 딱딱하다면, 충청도는 경상도처럼 억양이 있다. 연습을 많이 했다. 사투리 연기를 할 때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요즘에는 (시골에서도) 사투리를 잘 안쓴다. 얼마나 써야 현실적일지, 현실과 영화의 리얼리티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 그럴 때는 캐릭터에 맞게 강도를 조절해서 연기한다."

- 정재영 스타일의 코믹연기도 돋보였다.

"나는 최대한 진지하게 한다. 슬랩스틱 코미디는 잘 못한다. 그런 쪽에 집대성된 주성치, 짐캐리, 미스터 빈 등이 있는데 부럽다. 타고 나야한다. 말장난으로 웃기는 것은 평소에도 연습을 하면서 반응을 본다. 던졌는데 안웃으면 다시는 안해야겠다고 생각하다. 하하."

- '기묘한 가족'의 매력을 한마디로 한다면?

"신선하다."

ye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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