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즐베이커.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가 새 외국인 타자 해즐베이커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지난해 타율 3할1푼, 20홈런 32도루를 기록한 버나디나를 대신해 영입했기 때문이다.

해즐베이커는 버나디나보다 빼어난 장타력, 그리고 그 이상의 주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정도 계산이 서지 않았다면 버나디나를 교체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버나디나의 적지 않은 나이가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다.

어찌 됐건 해즐베이커는 버나디나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 줘야 할 책임이 있다.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조금 더 큰 상황이다. 많은 출장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세 차례 연습 경기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해즐베이커는 12일 주니치전에서 2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14일 야쿠르트전에서 2타수 1안타를 적어 냈지만 18일 히로시마전에서는 세 타석 내리 삼진을 당하며 무안타에 그쳤다. 3경기에서 7타수 4삼진을 당했다. 

해즐베이커의 단점은 낮은 출루율에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출루율은 3할2푼7리에 불과하다. 마이너리그 통산 기록도 3할3푼8리로 높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콘택트 능력이 떨어지는 시즌이 많았던 탓이다.

볼넷 대비 삼진 기록도 마이너리그 통산 0.37에 불과했다. 버나디나의 마이너리그 통산 기록은 0.54였다.

미국에서 해즐베이커는 볼넷보다는 삼진이 많은 스타일이었다. 낮은 출루율의 원인으로 분석될 수 있다. 일단 연습 경기에서는 이런 단점이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KIA가 해즐베이커를 테이블 세터 중 한 명으로 쓰려는 계산이라면 그의 낮은 출루율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여기서 연습 경기의 4K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

일본 투수들이 한국 투수들에 비해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다는 전제 아래 4K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국내 투수들도 해즐베이커가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다면 집요하게 그 약점을 파고들 것이다.

해즐베이커가 이 승부를 이겨 내기 위해선 보다 많은 참을성, 그리고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연습 경기에서 많은 삼진을 당하고 있는 것은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 좋은 예방 주사를 맞는 셈 치면 된다.

그러나 반대로 해석하자면 연습 경기부터 쏟아지는 많은 변화구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 해즐베이커의 참을성이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장담을 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뚜껑을 열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KIA 경기를 지켜본 A팀 전력분석원은 "해즐베이커가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연습 경기 초반일 뿐이다. 보다 많은 실전을 쌓다 보면 달라진 타격을 보여 줄 수도 있다. 아직 판단을 내리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기록만 놓고 봤을 때 해즐베이커는 분명 출루율이 높지는 않다.  나가기만 하면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좋은 주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나가지 못하면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KBO 리그에선 분명 다른 경기력을 보여 줘야 한다.

연습 경기의 많은 삼진은 해즐베이커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남은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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