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지난 20일 로드FC 052 기자회견에서 계속된 권아솔의 도발에 '노코멘트'로 침묵했다. 그저 피식하며 웃을 뿐이었다. ⓒ압구정,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압구정, 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오는 23일 로드FC 052에 출전하는 사촌형 샤밀 자브로프를 돕기 위해 20일 서울을 찾았다.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오자마자 압구정 로드FC 체육관으로 향해 오후 3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하빕을 기다리고 있던 건 뜬금없는 응원가였다.

기자회견 테이블 가운데 앉은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은 오는 5월 로드FC 053에서 100만 달러 우승 상금을 놓고 싸울 샤밀 자브로프 또는 만수르 바르나위는 거들떠보지 않고 하빕만 물고 늘어졌다.

"만수르가 이길 것 같지만, 샤밀이 이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샤밀을 때릴 수 있고, 그래야 화난 동생 하빕이 나와 싸우려고 할 것"이라고 하더니, "샤밀, 빅토리 빅토리", "하빕, 빅토리 빅토리" 손뼉 치며 노래를 불렀다.

권아솔의 집요한 도발에 하빕은 움직이지 않았다.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듯, 피식할 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권아솔이 자신을 보고 말할 때면 사촌형 샤밀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너와 싸울 상대는 내가 아니고 샤밀이야"라는 뜻이었다.

권아솔의 원맨쇼를 지켜보기만 했던 하빕을 깜짝 놀라게 한 얘기는 따로 있었다. 꼭 붙고 싶었던 상대 중 하나인, 전 UFC 웰터급·미들급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가 은퇴를 선언한다는 뉴스였다.

캐나다 스포츠 기자 베노와 보두앵은 "하빕과 슈퍼 파이트 협상을 진행하던 생피에르가 오는 22일(한국 시간) 몬트리올 벨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고 보도했다.

생피에르도 인스타그램에 피라스 자바히 코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함께 무패 전적을 쌓았다"는 글을 썼다. 은퇴를 암시하는 말이었다.

서울에서 비보를 접한 하빕은 바로 스마트폰을 찾아 인스타그램 앱을 열었다. 생피에르에게 자신과 마지막 경기를 갖자며 은퇴 시기를 늦춰 달라고 부탁했다.

"11월에 싸우자. 이 경기 후 은퇴해도 된다. 난 당신의 경기를 보면서 자랐다. 존경심을 갖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당신을 만났을 때 내 마음을 충분히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역대 최고의 파이터와 옥타곤 위에서 만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다. 라이트급 또는 160파운드 계약 체중으로 싸운다면 어떨까. 당신이 선택하면 된다. 몬트리올, 뉴욕, 모스크바, 아부다비 등 장소만 알려 줘, 친구."

해시 태그로 '생피에르 대 하빕(GSPvsKHABIB)', '러시아 대 캐나다(RUSSIAvsCANADA)'를 달았다.

권아솔이 하빕을 향한 도발을 여기서 멈출지 알 수 없다. 오는 22일 로드FC 052 계체에 깜짝 등장하거나, 23일 로드FC 052가 열리는 장충체육관에서 하빕을 향한 메시지를 던질지 모른다.

하빕은 서울에서 생피에르와 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 하빕은 웰터급으로 올라갈 일은 없다면서도 생피에르가 라이트급으로 내려온다면 언제든 싸울 수 있다고 말해 왔다. 특히, 하빕과 생피에르의 슈퍼 파이트가 추진되고 있었다는 소식이 사실이라면, 이대로 생피에르를 보내기엔 아쉬운 마음이 남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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