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 허정협 ⓒ키움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키움은 올해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의 면면이 단단하다. 지난해 그 어려운 와중에서도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전에 뒀다는 것은 키움이 가진 저력을 상징한다.

기본적인 뼈대는 다 만들었다. 야수 주전 윤곽은 다 나왔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부인하지 않는다. 마운드도 교통정리를 끝냈다. 구상대로 갈 전략만 잘 짜면 된다. 하지만 더 두꺼운 선수층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는 공감한다. 지난해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 사유로 이탈하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장 감독도 이것을 마지막 과제로 뽑는다. 장 감독은 “항상 생각하지 못한 많은 일이 벌어진다. 어떤 부상으로 어떤 선수가 빠질지 모른다. 그런 부분들을 걱정도 하고, 준비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비주전 선수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 장 감독은 “주전급이 아닌 선수들은 연습경기가 시즌에 들어가서 기회를 받기 위한 노력의 시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당부를 실현한 선수가 외야수 허정협(29)이었다. 2015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허정협은 지난해까지 4년간 1군 출장 경기 수가 125경기뿐이었다. 지난해에는 25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첫 연습경기에서 인상적인 타격을 선보였다. 허정협은 22일(한국시간) NC전에서 홈런 하나와 2루타 2개까지 장타만 3개를 터뜨리는 등 4안타 경기를 펼쳤다.

허정협은 경기 후 “캠프 기간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이전에는 장타 욕심을 갖고 큰 스윙을 했다면, 앞으로는 더 심플한 타격을 위해 폼을 수정하고 있다”면서 “캠프 기간 스스로 세운 목표를 잘 이행하여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스로 생각하고, 이를 실천했다. 키움이 바라는 이상이었다.

장 감독은 선수의 남모를 노력을 칭찬했다. 장 감독은 경기 후 “허정협이 그만큼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좋은 결과를 낸 것이 아닌가 싶다. 분명히 숨은 노력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허정협 활약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되길 바랐다. 장 감독은 “그런 위치에 있는 선수들은 집중도 하고 기회를 받을 수 있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키움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야수들이 많다. 이번 캠프에서 각각 장점 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장 감독은 “내야도 두 포지션 훈련을 진행했다. 외야도 마찬가지다. 한 포지션에 정착하는 것이 아닌,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는 준비를 했다”면서 비주전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키움은 허정협의 4안타가 그 확인의 시작이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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