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하주석(25)은 한화 팬들 사이에서 애증이 교차하는 선수다.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가장 큰 실망을 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우선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전면드래프트를 하던 2012년 1차지명 선수로 공·수·주에서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유망주였다. 아직 그 잠재력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2년 연속 한화 구단 유니폼 판매량 1위에 오른 선수라는 점에서 한화 팬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를 읽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선수이기도 하다. 기대만큼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타율 0.254로 규정타석을 채운 KBO리그 62명 타자 중 60위에 랭크됐다. 전년도인 2017년 타율 0.285, 11홈런으로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듯했지만 다시 내려앉았다. 홈런도 9개에 머물러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실패했다.
하주석은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팬들에게 욕을 먹을 때면 멘탈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면 힘들 때도 많은데, 그래도 나한테 관심을 가지고 팬분들이 보고 계시는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더 열심히 하고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뛰고 더 열심히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좋은 말씀을 해주실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엔 기복을 줄이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절치부심하고 있는 그는 등번호도 16번에서 1번으로 바꿨다.
한화 팬들의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것은 그만큼 하주석이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내야의 핵인 주전 유격수다. 이젠 프로에 데뷔한 지도 8년째. 내야만 하더라도 지난해 정은원, 올해 노시환 변우혁 등 고졸 유망주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이젠 그가 이런 어린 선수들을 끌고 가야하는 위치가 됐다.한용덕 감독도 하주석의 잠재력이 터지기를 기대하며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그가 공·수에서 한화 내야의 핵으로 자리 잡는다면 안정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면서 하주석을 지켜보고 있는 한 감독은 "현재 수비 쪽에서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비가 안정되면 방망이는 앞으로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치러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주석은 지난해를 돌아보면서 좋았던 점으로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그런 부분에서 팬들이나 우리 구단이나 우리 선수들 모두 의미 있었던 시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타격 쪽이나 전체적인 성적이 좀 많이 떨어져서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고, 또 그런 걸 많이 느끼게 된 시즌이었다"고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심리적으로나 멘탈적인 부분에서 내가 마음을 못 잡고 많이 빠져들었던 것 같다"고 자가진단을 했다.
하주석은 이어 "작년 시즌 팬들의 열띤 응원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 같다.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선수들이 준비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처럼 열심히 응원해주신다면 최고의 경기로 보답해드리겠다"고 다시 한번 응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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