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폼에 가슴이 꽉 끼어야 멋있을 것 같다는 한희훈 ⓒ송경택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송경택 영상 기자] 대구FC는 2019시즌을 행복하게 시작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첫 출전하는 설렘이 있고, 동시에 새로운 구장 'DGB대구은행파크'에 둥지를 틀었다. FA컵 우승으로 마무리했던 2018시즌에 이어 새 시즌도 기대감이 충만한 이유다.

26일 K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 나선 한희훈의 얼굴에도 기대감이 뚝뚝 묻어났다. 한희훈은 경기장에선 투사의 이미지로 비춰지지만, 피치 밖에선 솔직한 언변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곤 한다. 세련된 색감의 새 유니폼을 입은 한희훈은 "유니폼 맘에 든다. 색감도 좋은데 옷이 몸에 딱 맞는다. 가슴 운동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더 멋있을 것 같다. 계속 운동하고 있다"면서 웃었다.

새로운 '안방'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존에 쓰던 대구스타디움이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도시 외곽에 있다는 단점이 있다. 1만 2천 석 규모로 아담한 데다가 피치까지 거리가 아주 가까워 경기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더구나 도심에 있는 'DGB대구은행파크'는 대구 팬들을 불러모을 준비를 마쳤다. "일단 시설이나 로커룸, 관중석까지 나무랄 데 없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새로 깐 잔디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서 뒤집어지는 경우가 있어 염려스럽다. 그래도 개막까지 시간이 있고 원정 팬들도 대구에 오셨다가 반해서 대구 팬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시즌도 대구에 쉽지 않은 1년이 될 전망. 아무래도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ACL과 리그를 모두 치러본 경험이 없는 것도 문제. "올해 ACL과 K리그1을 병행한다. ACL에선 조별 리그 통과가 목표다. 일단 우리는 토너먼트 강자다. 울산 현대처럼 ACL에서 통하는 팀도 잡아 먹었다. 다른 팀도 해볼 만하다. 리그가 문제인데 일정상 체력이 많이 힘들 것이다. 더블 스쿼드, 트리플 스쿼드 나오는 팀이 아니다. 하지만 조직력이 잘 갖춰졌기 때문에 ACL에 또 나갈 수 있도록 4위에 드는 게 목표다."

그래도 기대하는 점은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다. 지난 시즌에도 김대원과 정승원이 주전급으로 도약하면서 팀에 힘을 보탰다. 1990년생 한희훈은 주장으로 유망주들을 항상 채찍질하곤 한다. 그도 일본 J리그에서 '눈물젖은 라면'을 먹으며 운동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언젠가 후배들이 더 잘 되길 응원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저 스스로도 열심히 했다. 팀적으로 준비 많이 했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까지 끝까지 찬 상태다. 거만이 되지 않고 계속 경기에 나갔으면 좋겠다. 더 잘되면 지금은 내가 계속 밥을 사는데 동생들이 밥 좀 사면 좋겠다."

기대감을 갖는 선수는 수비수 김우석이다. 하지만 부드러운 이야기 대신, 강한 채찍으로 후배의 분발을 독려했다. "작년에 (정)승원이, (김)대원이가 잘했다고 하면, 올해는 수비수 우석이가 약속 시간만 늦지 않으면 대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을 조금 더 하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칭찬을 부탁했더니 또 채찍질을 하는 것 같다.) 가진 게 많은 선수다. 지금 칭찬하면 겉멋이 들 것이다. 다그칠 필요가 있다."

이제 시즌 시작이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한희훈은 '전북을 때려잡겠다'며 큰소리를 뻥뻥 쳤다. 우는 소리 해봐야 재미없다는 것. 지켜보는 팬들도 한희훈의 선전포고에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지난 시즌 초반처럼만 하지 않으면 되지 않겠나. 지난 후반기처럼만 하면 전북도 때려잡을 수 있다. 전북 팬들도 알아주셨으면 하는 게, 대구 팬들 제외하면 전북 승리를 점칠 것이다. 약한 소리 해봐야 약자가 약한 소리하는 거 밖에 더 되겠나. 그래서 'FA컵 챔피언이 K리그1 챔피언 때려잡겠다'하는 것이니 즐겨주시면 좋겠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