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유격수 적임자를 찾던 이강철 KT 감독이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유격수 황재균’ 카드가 그것이다. 개막 전까지 남은 일정에서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KT는 1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투손 베테랑 메모리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연습경기에서 16-4로 크게 이겼다. 결과도 결과지만,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황재균의 수비 포지션이었다. 황재균은 이날 선발 유격수로 나서 6회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특별한 실수 없이 무난하게 경기를 마쳤고, 타격에서는 4타수 2안타 4타점 맹활약으로 팀 대승을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의 실험이다. 황재균은 프로 초창기 유격수를 봤지만 그 후로는 대부분 3루수로 뛰었다. 지금도 코너 내야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이 감독은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 황재균 유격수 기용을 실험하고 있다. 즉흥적인 결정이 아닌, 충분히 고민하고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친 승부수다.

▲ 유격수 황재균 카드는 KT 타선의 힘을 극대화시킬 카드다 ⓒKT위즈
KT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와 좌익수 적임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격수로는 심우준 정현이 경쟁하고, 오태곤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지금까지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황재균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팀 최고 타자 중 하나다. 이 감독은 “앞으로 꾸준하게 실험할 것”이라면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님을 시사했다. 만약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올해 KT 주전 유격수는 황재균으로 확정된다. 

이강철 감독은 심우준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 본다. 이날 심우준은 선발 2루수로 나갔다. 이 감독은 “2루는 송구에 부담이 덜하다. 오늘도 가벼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발이 빠른 심우준을 중앙 내야에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황재균이 유격수로 이동하면 오태곤이 3루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대효과는 확실하다. 지난해 KT는 유격수 포지션의 공격력이 약했다. 그러나 황재균이 자리를 잡으면 동 포지션에서 리그 최정상급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다. 한 방이 있고 발도 느리지 않은 오태곤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얻는다. 황재균 실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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