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정철우 기자]KIA 신인 투수 김기훈은 이번 캠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중 한 명이다. 일단 KIA 캠프서 신인 선수가 포함돼 있는 것 부터가 생소한 일이다. 그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라 할 수 있다.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캠프에서 이탈한 상황. 김기훈에 대해 거는 기대는 더 클 수 밖에 없다. 미래용이 아니라 현재를 막기 위한 카드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김기훈을 과연 이런 기대를 충족 시킬 수 있을까.

▲ 김기훈. ⓒSPOTV 중계화면 캡쳐
◆김기훈은 누구

김기훈은 광주 동성고 1학년때 부터 에이스급으로 활약을 펼치며 일찌감치 이름을 알렸던 투수다. 1학년 때 최고 구속이 144km까지 나왔을 정도로 빠른 공에 장점을 가진 투수였다.

2학년 때는 18세 이하 대표팀에 뽑히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당시 대표팀에 2학년은 김기훈과 서준원(롯데) 둘 뿐이었다.

3학년 때는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올라가며 스카우트들을 놀라게 했다. 좌완 투수라는 희소성에 빠른 구속까지 지니고 있어 가치가 더욱 급상승 했다.

타자로서도 발이 빠르고 컨택트 능력이 좋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프로 입문 후엔 투수에만 전념하고 있다.

◆구속은 여전히 매력적

김기훈은 2월28일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 경기서 첫 선발로 나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2이닝 동안 홈런을 2방이나 허용하며 5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빠른 공은 이날도 매우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고 구속은 145km가 나왔는데 시기적으로 봤을 때 시즌에 들어가면 충분히 150km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재현 SPOTV 해설위원은 "일단 릴리스 포인트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좌완 투수로서 높은 곳에서 공을 때리면 타자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커진다. 구속도 뒷받침이 되기 때문에 더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다. 또한 3루쪽 투구 판을 밟고 던지는 것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3루쪽 투구판을 밟고 우타자의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하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3루쪽을 밟고 우타자의 몸쪽 승부를 하게 되면 타자 입장에선 낯선 궤적을 그리기 때문에 공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를 지켜본 A팀 전력 분석원도 "이날은 점수를 많이 내주기는 했지만 좋은 메커니즘을 가진 투수임이 분명하다. 일단 구속이 좋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믿음을 주기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제구력은 숙제

김기훈은 2월28일 한화전서 결정적 볼넷을 2개 허용했다. 볼넷을 내준 뒤엔 곧바로 홈런을 허용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볼넷을 내주지 않기 위해 가운데로 승부를 들어가다 홈런을 맞는 안 좋은 패턴이 반복됐다. 아직은 마운드에서 마인드 컨트롤이 마음 먹는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김재현 위원은 "제구가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볼넷을 내준 부분도 안 좋았지만 볼넷 이후 홈런을 맞으며 흔들리는 장면은 아직 숙제가 남아 있는 투수라는 걸 보여준 부분"이라고 평가한 뒤 "하지만 김태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장면은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김태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도망가다가 내줄 볼넷이 아니었다. 승부를 어떻게든 하려고 덤비다 내준 볼넷이었다. 그런 대목에서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신인 투수 답지 않은 담대함이 엿보였다"고 말했다.

◆변화구, 다양성은 좋지만…

김기훈은 패스트볼 이외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던진다. 좌완 투수로서 필요한 변화구는 모두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구종이 고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전에서 모두 쓸 수 있는 구종이라고들 말한다. 다만 구종에 기복이 있는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화전처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경기들이 나오면 꾸준함을 보여주긴 어렵다.

김재현 위원은 "한화전서는 변화구에 날카로운 면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전 경기들에선 대단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날은 그런 부분이 다소 아쉬웠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한 변화구가 밋밋하게 들어왔다. 좌타자의 몸쪽을 보여주고 다음 변화구를 택해야 하는데 좌타자 몸쪽 승부에 어려움을 겪는 장면들이 나왔다. 좌타자 몸쪽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가 중요한 대목이 될 것 같다. 그게 통해야 이후 변화구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좋은 패스트볼의 움직임을 갖고 있는 투수인만큼 변화구를 어떻게 던지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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