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양의지(32·NC)는 지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선수였다. 최대어라는 평가답게 대형 계약을 맺고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NC와 4년 총액 125억 원에 계약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였다.

지난해 최하위 수모를 겪은 NC는 반격의 신호탄으로 양의지를 선택했다. 지금까지는 '역시나'다. 리그 최고 포수 평가를 받는 양의지는 캠프부터 ‘효과’를 선보이며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다. 새 동료들의 공을 하나하나 신중하게 받고 있다. 여기에 타격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변치 않는 기량을 과시 중이다. “잘 데려왔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동료들은 물론 투수들의 공까지 적응해야 하는 이중고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아무래도 계약 때문에 운동에 전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비시즌 충실히 몸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양의지는 좋은 컨디션으로 캠프 막바지에 이르렀다. 몸과 마음 모두 아픈 곳이 없다. 

팀 적응도 순조롭다. 양의지는 “팀 선수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사실 첫 경기에 나갔을 때는 많이 어색했다. 하지만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이 많이 격려해주셔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손시헌 모창민 선배가 많이 도와주고 있고, 성범이 등 어린 선수들도 도와주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125억 원’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개인적으로는 부와 명예를 얻었다. 그러나 그만한 성적을 내지 못할 때 감수해야 하는 비난의 무게도 잘 안다. 양의지도 “부담은 당연히 된다. 먹튀 소리만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껄껄 웃었다. 그러나 지금부터 굳이 부정적인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양의지도 “부담도 즐기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성적과 기운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야구장에 나와 항상 밝게 즐기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하던 대로 하면 성과는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코칭스태프는 양의지에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는다.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양의지도 “뭘 해야 할지 알고 있다. 그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베테랑 포수다운 캠프 진행이다. 양의지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또 다짐했다.

NC라는 팀이 가진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강조하는 양의지다. 두산이라는 최고의 팀에서 경험을 쌓은 양의지의 눈이라 더 기대된다. 양의지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NC뿐만 아니라 한국야구가 잘 될 수 있게 할 선수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책임감이 더 크다. 이 선수들의 중심에 서 또 한 번 높은 곳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양의지는 “올라갈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의지는 “NC 팬분들에게 ‘정말 잘 데리고 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창단 첫 우승에도 기여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4년간 안 아프고 팀에 꾸준히 기여하고 싶다”면서 “NC 전체가 행복한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캠프를 하루도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이유다. 증명과 도약을 키워드로 뽑은 양의지가 차분히 공룡 일지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