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는 높은 난이도로 유명한 홀이 있다. 죽음의 홀, 스플래시(splash)란 별명으로 유명한 17번 홀이다.
대회가 열리는 TPC소그래스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해변에 있다. 그래서 물 이미지를 활용해 설계된 홀이 많다.
물 위에 떠 있는 그린으로 유명한 17번 홀도 그 중 하나다.
137야드밖에 안 되는 짧은 코스다. 하지만 섬처럼 놓여 있는 그린에 공을 정확히 떨궈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톱 골퍼도 부담스러워 한다. 순조롭게 플레이하다 라운드 막판 이 홀에서 실수를 쏟아내는 골퍼가 부지기수다.
티샷이 물로 직행할 때가 잦다. 2003~2015년 대회까지 연평균 46개 공이 이곳에서 수장됐다.
스플래시란 별명도 티샷이 물에 빠질 때 나는 풍덩 소리를 영어식으로 표현한 의성어다.
그린 전체가 물로 둘러싸였을 뿐더러 골프장이 해변에 위치해 바람도 시시각각 변한다. 공을 그린에 안정적으로 올려놓기가 매우 까다롭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실제 이 홀에서 낭패를 봤다. 2013년 대회에서 공동 선두를 달리다 17번 홀 두 번이나 티샷을 워터해저드에 빠트렸다. 눈 깜짝할 새 4타를 잃었다.
결국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언론도 인정한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 다이제스트는 1일 가장 어려운 연속 홀 13개를 뽑아 소개했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난 코스로 유명한 혼다 클래식 베어 트랩(15~17번 홀)과 마스터스 '아멘 코너'(11∼13번 홀), 웰스 파고 챔피언십 '그린 마일'(16~18번 홀) 등이 이름을 올렸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도 이 명단 한 칸을 차지했다. 17번 홀이 포함된 16~18번 홀이 악명 높은 연속 홀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