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UFC 여성 스트로급 파이터 폴리아나 비아나(26, 브라질)는 올 초 옥타곤 밖에서 주먹 솜씨를 발휘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인근 지역인 자카레파구아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다 강도를 만났다.

이것저것 묻는 척하면서 접근하던 남자는 갑자기 "스마트폰을 넘겨. 총이 있으니 움직이지 마"라며 본색을 드러냈다. 진짜 권총은 아니었다. 권총 모양으로 자른 골판지를 몸에 댔다.

비아나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총이라기엔 조금 말랑말랑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 "총은 아니고 기껏해야 칼이겠거니" 판단했다.

틈을 보다가 번개처럼 펀치 두 방을 강도 얼굴에 꽂았다. 이어 리어네이키드초크로 뒷목을 제압했다.

얼굴이 팅팅 부은 강도는 스마트폰 대신 "경찰을 불러달라"며 애원했다. 도망가는 건 애초 포기했다.

강도에게 '운수 나쁜 날'을 선물한 비아나는 총 전적 10승 2패를 쌓은 프로 파이터다. 지난해 2월 UFC와 계약해 1승 1패를 거뒀다.

피니시율 100%를 자랑한다. 10승 가운데 4번을 KO로, 6번을 서브미션으로 끝냈다. 

강도는 물론 동료 파이터도 만만히 볼 수 없는 숫자.

그러나 올해 첫 경기선 승리도, 화끈한 내용도 보여주지 못했다. 판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 폴리아나 비아나(오른쪽)가 하나 사이퍼스에게 판정패했다.
비아나는 3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35에서 하나 사이퍼스(26, 미국)에게 1-2(28-29, 29-28, 28-29) 판정으로 졌다.

초반 신중한 거리 싸움이 이어졌다. 키와 리치에서 사이퍼스를 월등히 앞서는 비아나지만 쉽게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앞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사이퍼스가 주도권을 쥐었다. 바지런히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쉬이 거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1라운드 3분 40초쯤엔 경기 첫 테이크다운을 뺏기도 했다.

라운드 종료 1분 전에는 묵직한 뒷손 카운터로 비아나를 다운시켰다. 첫 5분을 자기 게임으로 만들고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는 '숨 고르기' 모드였다. 사이퍼스가 그라운드 상황으로 끌고갔지만 효과적인 파운딩을 넣지 못했다.

비아나가 계속 몸을 틀면서 공간을 주지 않았고 중간중간 엘보와 내리꽂는 주먹으로 데미지를 줬다. 바닥에서 타격 횟수는 밑에 깔린 비아나가 더 많았다.

3라운드 들어 비아나 몸이 조금 풀렸다. 첫 두 라운드에 비해 보디 킥이 꾸준히 들어갔다. 긴 리치를 활용한 원투 스트레이트와 미들킥 조합이 빛을 발했다. 

사이퍼스는 간간이 날카로운 뒷손 공격으로 상대를 멈칫거리게 했다. 펀치 공방을 펼칠 땐 물러서지 않고 주먹을 섞었다.

1라운드를 빼면 누가 더 우위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레프리 3인 판단은 사이퍼스였다. 2-1 판정으로 손을 들어줬다.

비아나는 통산 세 번째 쓴잔(10승)을 마셨다. 사이퍼스는 옥타곤 데뷔전에서 메이시 바버에게 패한 충격을 딛고 총 전적을 9승 3패로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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