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36, 미국)는 쌓인 게 많았다. 격투가로서 최고 하드웨어를 지녔지만 흥행성은 최악이라는 평가에 불만을 쏟아냈다.

총 전적 19승 3패 1무. 테이크다운 수비율 97.6%에 세대 교체가 활발한 웰터급에서 타이틀 4차 방어 성공.

여기에 방어전을 피하지 않는 챔피언으로서 정도(正道)까지.

남 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은 우들리지만 이기는 파이터보다 '보고 싶은 파이터'를 원하는 시장 분위기를 못마땅해 했다.

지난달 26일(이하 한국 시간) UFC 미디어 오찬에서 자기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냈다. 잠정 타이틀전이 잦아지는 현상을 비판했다.

잠정 챔피언벨트란 말 자체가 웃기는 단어라고 쏘아붙였다.

여기에 코너 맥그리거를 향한 실력 이상 스포트라이트, "노인네들 싸움" 같았던 UFC 229가 역대 최고 페이퍼뷰 실적을 거둔 것도 아쉬워했다.

"격투보다 쇼맨십을 더 중히 여기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주객전도를 비판하기 위해선 주(主)에 해당하는 격투 실력을 갖춰야 한다. 최고 수준 능력을 지닌 뒤에야 객(客)을 비판할 수 있다. 그래야 설득력을 얻는다.

허나 우들리는 그 자격을 증명하지 못했다.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35 코메인이벤트에서 카마루 우스만(31, 나이지리아)에게 완패했다. 만장일치 판정(44-50, 44-50, 45-50)으로 지며 웰터급 타이틀 5차 방어에 실패했다.

초반부터 뜨거웠다. 정통 레슬러 출신끼리 맞대결답게 '그라운드 공방전'이 펼쳐졌다. 경기 시작 1분도 안 돼 우들리가 길로틴 초크를 완성했다.

우스만이 계속해서 오른손으로 챔프 옆구리를 두들겼다. 결국 그립을 풀어내고 다시 클린치 모드를 복귀했다. 이어진 둔탁한 타격전.

티모바일 아레나가 들끓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1라운드가 지나갔다.

2라운드는 '우스만 라운드'였다. 강력한 엘보 공격으로 챔프 오른 눈가에 피를 흘리게 했다. 현지 중계진도 "빅 샷(Big shot)이 터졌다"고 할 정도로 묵직했다.

이어 약 4분 가까이 톱 포지션을 유지하며 파운딩을 꾸준히 넣었다. 우들리가 최근 이렇게 고전한 경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도전자 경기력이 빛났다.

3라운드 들어선 클린치 파이팅이 쭉 이어졌다. 두 거구가 몸을 맞댄 채 끊임없이 니킥과 양손 훅을 넣었다. 라운드 종료 1분 전 둘 보디 타격 횟수가 100이 넘었다. 서로 무리하게 태클을 시도하지 않았다.

4라운드 역시 우스만 우세였다. 우들리 상체를 짓누르며 어깨와 엘보, 어퍼컷을 꽂았다.

이때 믿을 수 없는 숫자가 중계화면에 떴다. 우들리 콘트롤 타임이 '0초'.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Ⅰ 출신 웰터급 챔프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5라운드 초반 우들리가 길로틴 초크를 잡았다. 마지막 승부수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효과가 없었다.

우스만이 역으로 크게 테이크다운을 뺏으며 또다시 톱 포지션을 확보했다. 우들리가 자신하는 '바닥 싸움' 영역에서 서른한 살 도전자는 완승을 거뒀다.

우스만은 14연승을 완성하며 총 전적을 15승 1패를 쌓았다. 우들리는 통산 네 번째 쓴잔(19승 1무)을 마셨다. 왕좌에서 내려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