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EBS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름은 이순재가 아니라 히로키(廣城) 순재가 됐어. 광주(廣州, 경기도) 이씨들이라 ‘넓을 광(廣)’자에다가 ‘성 성(城)’자를 붙여 만든 거지. 이게 바로 일제강점기야.”

주요 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을 앞두고 각 방송사의 영입 1순위였던 국민배우 이순재(85)가 고백했다. 

이순재는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과 광주학생운동 90주년을 맞아 EBS가 내놓은 10부작 대기획 다큐멘터리 시리즈 '역사의 빛 청년'에 출연한다.

'역사의 빛 청년'은 일제의 폭압에서 탈출하기 위한 100년 전 청년들의 활약에 주목한다. 한국독립운동사의 주요 사건 대부분의 주인공이 청년이었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청년의 활약상과 더불어 그들을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한국독립운동사 속에서 규명해본다. 더 나아가 우리사회가 지금 청년을 잘 기르고 있는지 의문을 던진다.

진행을 맡은 이순재는 일제강점기를 12년간 살아본 유경험자로서의 생생한 경험담과 균형 잡힌 안목으로 질곡의 한국근현대사를 재조명한다. 또한 ‘청년을 귀하게’라는 주제 의식 속에서 청년을 대하는 한국사회, 특히 기성세대에 따끔한 자성의 목소리를 전한다.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다큐프라임 '역사의 빛 청년' 시리즈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오는 4일(월) 밤 9시 50분부터 6일(수)까지 시즌1 3부작을 방송한다. 이후 4월 임시정부 100주년과 11월 광주학생운동 90주년에 즈음하여 연말까지 10부작으로 방송된다.

제1부 ‘프롤로그: 하와이애국단을 찾아서’ 편에서는 분열로 점철된 한국 근현대사의 안타까운 단면을 통해 한국사회를 되돌아본다. 하와이애국단은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폭탄의거 때 폭탄 구입자금을 대는 등 임시정부를 적극 지원했던 8인의 결사체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이들과 다른 노선을 걸으며 대립했던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하와이애국단의 고국 방문길은 막히고 그 활약상 역시 사라져버린다. 

제작 동기에 대해 허성호 PD는 “이순재 선생께서 ‘청년’을 논하기에 앞서 한국사회의 ‘남(南)-남(南) 갈등’이 한국 근현대사의 해석을 왜곡시켰다는 전제를 먼저 알려야한다는 당부에 프롤로그 편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제2부 ‘영산에 살어리랏다’ 편은 3.1운동이 어떻게 1달 이상 전국에서 지속됐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이 주목한 것은 지방 작은 마을의 3.1운동이다. 영남지방의 3.1운동은 작은 시골마을인 경상남도 창녕군 영산면의 청년들이 서울에서 입수한 독립선언서를 전파하며 시작됐다. 영산에서는 평균 연령 21세의 청년 결사대가 조직되어 마을의 3.1만세운동을 주도했고 이들 중 다수는 모진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40세 전에 요절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영산의 3.1운동은 독립운동사마저도 대도시 편중을 노정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제3부 ‘역사의 빛 청년’ 편은 3.1운동을 중심으로 청년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조명해본다. 청년들이 촉발시킨 3.1운동은 해방 후에도 1960년 4.19, 1987년 6월 항쟁으로 계승되어 청년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극시켰다. 한국근대사 석학인 김도형 이사장(동북아역사재단)과 청년사 전문가 이기훈 교수(연세대 사학과)가 특별 출연하여 3.1운동과 한국근현대사의 씨줄날줄을 흥미롭게 엮는다. 특히 이순재 씨의 창씨개명 경험이나 소학교 3학년 당시 일본인 교사의 차별대우 등 일제강점기 회고담이 볼만하다.

EBS 이승주 PD는 “역사는 분절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흐르는 것이기에 3.1운동이라는 사건이 한국인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주목했다”면서 “100년 전 젊은이들이 보여줬던 ‘용기’가 우리 일상에서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음을 보여주려 했다”고 시즌1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roky@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