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에 데뷔한 콩푸엉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변함없이 베트남 국기가 펄럭였다.

인천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베트남 메시라 불리는 콩푸엉을 영입했다. 쯔엉에 이어 구단 역대 두 번째 베트남 선수다.

큰 기대를 받고 왔지만 당장 투입은 어려웠다. 팀 합류 시기가 늦었고 아시안게임, 아시안컵을 연달아 치르고 왔기 때문이다.

안데르센 인천 감독은 "몸 상태가 더 올라와야 한다"며 당장 투입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분명 경기에 나갈 능력이 있는 선수다"며 인천에서 뛸 실력은 충분히 있다고 했다.

콩푸엉의 데뷔전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다.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라운드, 2-1로 승리한 경남전에 교체 투입됐다.

인천은 첫 교체 카드로 부상 당한 남준재를 대신해 김보섭, 2-1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 강화를 위해 허용준을 빼고 양준아를 투입했다. 후반 추가 시간이 7분 주어졌고, 6분에 박세직을 빼고 콩푸엉을 투입했다.

전술상 이유였다. 양준아를 투입하면서 박세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렸는데 체력적인 문제로 교체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이정빈과 콩푸엉을 두고 고민하다. 역습 상황에서 콩푸엉의 활용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해 투입했다고 밝혔다. 콩푸엉이 뛴 시간은 2분 남짓, 하지만 콩푸엉은 "2분만 뛰었지만 행복하다"고 했다.

▲ 경기 전 또 만난 베트남 국기 ⓒ 스포티비뉴스
▲ 콩푸엉을 보기 위해 경기도 광주에서 달려 온 베트남 팬 ⓒ 스포티비뉴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적응은 문제없다. 콩푸엉은 "한국과 베트남 생활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래도 어려운 점은 있는 법, 바로 언어다. 콩푸엉은 "한국어를 잘 모르는데 식당에 가면 메뉴가 당연히 한국어밖에 없다. 혼자 어디 가서 밥 먹는 게 어렵다"고 했다.

이 문제는 문명의 힘으로 해결했다. 바로 번역기, 콩푸엉은 "그러다가 번역기을 발견해 활용하면서 이제 식당에 가 혼자 밥도 먹는다"고 했다. 콩푸엉은 혼밥도 문제없다.

제주와 개막전에서 많은 베트남 팬이 콩푸엉을 보기 위해 몰렸다. 비록 콩푸엉은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곳곳에 베트남 국기를 볼 수 있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인천 관계자는 "이번 경기에 100여 명의 베트남 팬이 왔다. 쯔엉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또 인천 SNS 팔로워 수는 물론 홈페이지 가입자도 늘었다. 인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인천 홈페이지에 가입한 가입자 지역 5위가 한국 도시가 아닌 베트남 하노이다.

한 베트남 팬은 경기도 광주에서 인천까지 달려왔다. 오직 콩푸엉을 보기 위해서다. 처음에 '광주'라는 단어를 잘 못알아들어 인천과 그나마 가깝고 1호선을 타면 쉽게 올 수 있는 광명이겠거니 해서 '아 광명이요?'이라고 했더니 한국말로 또박또박 '아니요. 경기도 광주요'라고 답해 깜짝 놀랐다. 이 팬은 콩푸엉이 한국에서 잘 해주길 응원했다. 한국에 있는 베트남 사람들을 콩푸엉이 인천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경기 후에도 콩푸엉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 국영방송 'VTN'이 콩푸엉을 취재하기 위해 인천에 왔고, 경기를 마치고 떠나는 그를 보기 위해 팬들이 긴 줄을 섰다. 콩푸엉은 팬들의 사인 요청과 사진 요청을 모두 받아주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비록 짧았지만 콩푸엉의 K리그 데뷔전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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