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 수비수 김민혁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전북 현대의 수비 라인은 몇몇 이탈 선수에도 '국가 대표급'이었다. 전북은 9일 수원 삼성을 적지에서 4-0으로 대파했고, 전북 수비진은 빌드업과 무실점 수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새로 입단한 김민혁(27)은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최보경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가운데 김민혁은 2019시즌 개막 후 전북이 치른 3겨이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개막전, 베이징 궈안과 2019 AFC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는 적응 과정의 모습을 보이며 무실점 경기를 하지 못했던 김민혁은 대량 득점 만큼 무실점 승리에 기쁨을 말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김민혁은 "원정에 와서 무실점으로 승리해 기분이 좋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이 나왔고, 전반 22분에 3골 차로 벌어져 전북에겐 쉬운 승리로 보였다. 김민혁은 90분 내내 무실점으로 경기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의미를 짚었다.

"쉬운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운이 좋게 골이 많이 터졌다. 방심하면 안되니까 마지막까지 무실점으로 이기자는 말을 선수들끼리 많이 했다. 끝까지 집중하자. ACL도 있으니 분위기 좋게 가자고 얘기를 많이 했다."

전북은 국가 대표 라이트백 이용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시즌을 시작했고, 지난 두 시즌 동안 주축 수비로 뛴 김민재가 이적한 공백이 있다. 

홍정호와 센터백 조합을 이루고 있는 김민혁은 "점차 좋아지고 있다. 초반에는 호흡이 안맞는 것도 있었는데 얘기하면서 경기를 풀어가니까 괜찮아 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혁은 경기 시작과 함께 터진 선제골에도 공이 있다. 김신욱이 헤더 패스로 떨궈준 볼을 로페즈가 이어 받아 득점했는데, 수비 지역에서 날카로운 왼발 전진 패스를 연결한 선수가 김민혁이었다.

"신욱이 형이랑 경기 전부터 많은 얘기가 있었다. 신욱이 형이 좋아하는 플레이고. 제가 잘 했다기 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신욱이형이 잘 돌려주고 마무리가 잘됐다."

김민혁은 여러 차례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양발로 뿌렸다. 수비형 미드필더 영역까지 올라와 몸싸움을 하고, 최후방 라인에서도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187cm의 키에 발밑이 좋고 빠른 김민혁은 J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의 수비수로 인정 받았다. K리그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기점 패스와 빌드업에 수비 본업까지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수원전 4-0 대승에 일조했다.

김민혁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 마찬가지로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는 조세 모라이스 감독의 축구에 잘 녹아들었다. 사간 도스에서 활약하며 프로 경력을 J리그에서 보내온 김민혁에게 이런 축구는 익숙하다. 

전북 입단은 김민혁의 대표팀 도전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인 김민혁은 성인 대표팀에 차출된 적이 있지만 아직 A매치 데뷔전은 치르지 못했다.

"전북이라는 팀에 와서, 전북은 항상 우승권에 있는 팀이고 아시아 최고의 팀이기 때문에 많은 팀이 저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표팀에 욕심은 있긴 한데, 그래도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 노력하면 한번쯤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 진수는 어려서부터 같이했고 (홍)정호 형은 대표팀에서부터 같이 했었다. 하던대로 열심히 하면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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