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쇼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이 대체 개막 선발 후보로 떠올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믿음인가, 연막인가. 

LA 다저스의 2019년 개막전 선발이 아직도 확실치 않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로 일찌감치 확정됐지만, 그 ‘확정’을 놓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왼 어깨 통증으로 투구 일정을 중단했던 커쇼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불펜에서 공을 던지며 회복세를 이어나갔다. 다만 투구 수가 많지는 않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구 안팎이었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아주 멋진 첫걸음이었다”고 했으나 “80%의 힘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아직 100% 상태는 아님을 의미한다.

커쇼가 투구를 중단한 시점부터 개막전 선발이 바뀔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다소 애매한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종합하면 ‘커쇼 내정’을 철회하지 않았다. 하지만 커쇼가 정상적인 몸으로 개막전에 나설 수 있을지 확신도 없다. 어쩌면 그래서 개막전 선발 이슈가 계속되고 있을지 모른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가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심지어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개막전 선발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에서는 커쇼 개막전 등판을 부정적으로 본다. 준비할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것이다. 보통 투수들의 스프링트레이닝 일정을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커쇼는 아직도 불펜 투구 단계다. 등판 전 반드시 거쳐야 할 라이브피칭은 하지도 못했다. 라이브피칭을 곧 한다고 해도 최소 네 번의 등판이 필요하다. 투구 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류현진, 리치 힐, 마에다 겐타와 같은 선발투수들은 벌써 세 차례씩 등판했다. 그래도 3이닝 남짓 소화에 그친다. 앞으로 두 번 정도는 더 던져야 개막을 앞둔 준비가 마무리된다.

커쇼가 제아무리 빨리 실전에 나선다고 해도 네 번 등판은 어렵다. 불펜피칭 시작 시점, 라이브피칭 결과에 따라 세 번 등판도 어려울 수 있다. 무리하다가는 오히려 시즌 준비에 방해가 된다. 우완 에이스 워커 뷸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소화 이닝이 급격히 불어난 뷸러는 구단 방침에 따라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커쇼처럼 몸이 아픈 것은 아니지만 준비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커쇼는 부동의 에이스다. 올해로 9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준비한다. 이런 에이스에 대한 예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모든 가능성이 닫히기 전에는 결정을 철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다저스가 ‘플랜B’를 준비했지만 아직 발표만 하지 않고 있다는 추측이 힘을 얻는다. 다른 팀도 그렇지만 로버츠 감독이 홀로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

‘플랜B’ 후보로는 시범경기 3경기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을 비롯해 리치 힐, 로스 스트리플링이 떠오른다. 류현진은 현재 구위와 일정을 봤을 때 가장 최적화된 ‘플랜B’다. 지금 컨디션은 물론 큰 경기에 강한 이미지도 있다. 커쇼가 개막전에 맞춰 준비하지 못한다면 스트리플링이 임시로 로테이션을 돌 가능성이 있다. 힐은 경험을 장점으로 앞세운다. 이제는 확실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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