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SK 투수 메릴 켈리(애리조나)가 "구단이 바뀐 세금 부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K와 KBO는 "설명 의무를 다했다"고 맞섰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애리조나로 이적한 전 SK 투수 메릴 켈리가 미국 언론에 자신의 미국 복귀 배경 가운데 하나가 세금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KBO는 "구단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설명 의무를 다했으며, 앞으로 논란이 일지 않도록 계약 당시에 더 자세한 설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알려진 것처럼 헥터 노에시(마이애미, 전 KIA), 헨리 소사(대만 푸방, 전 LG) 등은 늘어난 종합소득세 부담을 피해 KBO 리그를 떠났다. 그런데 조세협약을 맺은 미국 출신 선수들도 이 문제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12일(한국 시간) 디어슬레틱을 통해 알려졌다. 

종합소득세 시행령은 2015년 개정됐다. 그러나 각 구단들은 2018년 3월에야 시행령 개정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파악했다. 

한국에서 오래 뛴 선수일 수록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밀린 세금이 많았고, 결국 2015년 이후 미납부분에 대한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 켈리 역시 이 경우에 해당한다. 헥터, 소사, 브룩스 레일리, 조쉬 린드블럼 등도 마찬가지다.

바뀐 시행령은 외국인일 경우에도 183일 이상 한국에 머무르면 거주자로 간주하고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로 분류한다. 

그 전까지는 일괄적으로 22%의 소득세만 원천징수했는데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에 속하면서 소득에 따른 세율을 적용받았다. 선수별로 차이는 있으나 계약 당시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늘어난 세금 부담을 지게 됐다. 

▲ SK 시절 메릴 켈리. ⓒ 곽혜미 기자
디어슬레틱에 따르면 이들 외국인 선수들은 구단과 KBO가 자신들에게 세법 시행령 개정과 그에 따른 세율 변동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켈리는 "내 미국 복귀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이 통역 과정에서 누락됐다"고 밝혔다. 에이전트인 맷 소스닉은 "이 문제로 켈리는 다시 KBO 리그에 돌아갈 수 없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SK 구단 측은 "지난해 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재무그룹에서 여러차례 상담도 하고, 국제 전문 세무사도 소개하는 등 많은 지원을 했다"고 해명했다. 

KBO는 "관련 절차에 대해 구단별로 선수 및 에이전트에게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한미 이중과세 금지 조항에 의거해 한국에서 세금을 냈다면 본국(미국의 경우)에서 환급 받을 수 있다. 선수가 혼란스럽게 느낄 수 있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설명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조세 협약의 경우 국가별 차이가 있어 모든 선수에게 같은 지원을 하기 어려운 면은 있다. 구단에서는 이미 최선을 다해 이 문제에 대해 지원했으나 앞으로는 계약 체결 시점에서 종합소득세 신고 의무 및 절차에 대해 설명하는 서류를 보완하고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미국에서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는, 동시에 케이시 켈리, 토미 조셉, 제레미 해즐베이커 등 많은 KBO 리그 외국인 선수들을 대리하고 있는 이한길 대표는 "구단 문제도 있지만 미국 에이전트들이 사안에 더 관심을 가졌어야 했다. 그들은 구단에 불만만 드러낼 뿐 노력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문제에 대해 KBO 리그에 남은 이들이 아직까지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린드블럼은 디어슬레틱에 "이제 지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비거주자로 적용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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