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SK 에이스 김광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김광현(31·SK)은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에이스 중 하나다. KBO 리그 통산 267경기에서 119승을 따냈다. 지난해에도 25경기에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2.98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건재를 알렸다.

올해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기대를 모은다. 우선 부담을 털어낸 팔꿈치다. 2017년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은 김광현은 조심스러운 2018년을 보냈다. 구단은 철저하게 이닝을 관리했다. 선수 스스로도 팔꿈치 상태에 촉각을 기울였다. 물론 올해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부담이 덜하다. 김광현은 “수술 후 아픈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신무기 개발이다. 김광현은 패스트볼과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리그를 평정했다. 두 구종 의존도가 크다. 지금으로도 에이스 성적을 낼 수 있지만 김광현은 새 구종 욕심이 많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다. 근래 들어 체인지업, 커브, 스플리터 등을 꾸준하게 연습했다. 다만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김광현도 “지난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각각 42% 정도 됐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외에 커브는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김광현은 최근 4년간 커브 구사 비율이 9~1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완성도도 점차 좋아진다. 여기에 스플리터에 공을 들인다. 김광현은 지난 플로리다 캠프 당시 손혁 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제4구종’ 선정에 나섰다. 그 결과 스플리터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도 투심성 스플리터를 조금씩 던졌던 김광현이다. 하지만 올해는 수정을 가했다. 데이터의 도움을 받아 철저히 분석했다. 손혁 SK 투수코치는 “작년이랑 비슷하기는 하지만 그립을 넓게 잡는다. 트랙맨으로 분석을 해보니 지난해 스플리터는 낙폭이 적었다. 그러다보니 공이 높은 쪽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올해는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낙폭이 커졌다”면서 진행 상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광현도 스플리터가 타자와 수싸움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12일 KIA와 시범경기에서는 실전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KIA 전력분석에 따르면 이날 김광현은 전체 43구 중 커브 5구, 스플리터 5구를 던졌다. 패스트볼·슬라이더 외 구종 비중이 23% 수준까지 올라왔다. 비율도 비율이지만, 결정구로 던졌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낯선 구종과 궤적에 KIA 타자들이 정타를 맞히지 못하거나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스플리터는 최고 131㎞로 포심 최고 구속(151㎞)과 20㎞ 차이가 났다. 지난해보다는 3~4㎞가 줄었다. 대신 낙폭이 커진 것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광현 또한 경기 후 “중요한 순간에 스플리터를 많이 던져 좋은 결과를 냈다”고 미소 지었다. 아직 확신이 들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슬라이더’를 생각하고 들어오는 타자들을 상대로 하나의 무기가 생기고 있음은 분명하다. 최고 투수의 업그레이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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