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톰슨.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고척, 정철우 기자]롯데 새 외국인 투수 톰슨이 첫 시범 경기 등판에서 숙제를 남겼다. 보다 나은 제구력과 슬라이더 이외 구종에 대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

톰슨은 14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동안 5피안타 4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완전히 무너진 경기는 아니었지만 아주 인상적인 투구라고 하기에도 어려웠다.

제구에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톰슨은 이날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여기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던졌다.

하지만 슬라이더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인상을 심어 주지 못했다.

슬라이더는 매우 자신 있게 던지는 구종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투심 패스트볼(29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6개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투심 패스트볼로 우타자의 몸 쪽을 찌르고 바깥쪽으로 슬라이더를 떨어트리는 것이 주요 패턴이었다.

슬라이더는 나름대로 분명한 위력을 갖고 있었다. 2회 무사 2루 위기에서 장영석에게 슬라이더만 3개를 연속해서 던져 삼진을 잡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슬라이더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슬라이더뿐이엇다. 커브나 체인지업은 모두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많았다. 상대를 유인하는데 모자라는 점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슬라이더가 좋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통할 수 없다. 아무리 각도 좋은 슬라이더를 던지더라도 타자의 눈에 익으면 공략당하기 쉽다. 약간 실투성으로 몰리면 더 그렇다.

3회 장영석에게 맞은 2루타가 바로 그랬다. 2사 1, 2루에서 톰슨은 장영석에게 또 계속해서 슬라이더만 던졌다.

장영석은 첫 타석과 마찬가지로 슬라이더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볼 카운트가 1-2로 몰렸다.

그러나 또 한번의 슬라이더 승부는 통하지 않았다. 톰슨은 다시 한번 슬라이더를 던졌고 장영석은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겨 버렸다.

양 사이드를 잘 공략하는 날 선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무장하지 않는다면 긴 이닝 소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 대목이었다.

장영석의 두 타석은 톰슨이 갖고 있는 슬라이더의 강점과 약점이 모두 드러난 장면이었다.

톰슨은 레일리와 함께 선발 원투펀치를 담당해야 한다. 슬라이더 이외 구종의 약점은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

단순히 한 경기만의 부진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롯데의 시즌 운영은 어려움을 맞을 수도 있다. 톰슨은 슬라이더 이외 무기를 꺼내들 수 있을까. 정규 시즌의 중요 체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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