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에 오른 강정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피츠버그가 강정호(32)를 그리워한 것은 힘이었다. 그래서 2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강정호가 그 기다림에 보답하고 있다. 시범경기 대포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강정호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레컴 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시범경기에 선발 7번 3루수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를 기록했다. 안타 한 개는 6회 터진 중월 솔로홈런이었다. 탬파베이 우완 올리버 드레이크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강정호의 시범경기 성적은 10경기에서 타율 2할(25타수 5안타)이다. 하지만 안타 5개가 모두 홈런이다. 장타율이 0.800에 이른다. 타율은 낮지만 OPS(출루율+장타율)는 1.110로 최정상급이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대포가 계속 터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리뷴’은 이날 경기 총평 기사에서 “강정호가 피츠버그의 힘을 이끌고 있다”고 홈런포를 조명했다. 16일까지 피츠버그 선수 중 3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 중인 선수는 강정호가 유일하다. 2위권이 2개다. 피츠버그의 오프시즌 고민이 중심타선의 장타력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강정호의 홈런포는 분명 구단을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도 두 차례의 좋은 수비를 선보였다. 경쟁자인 콜린 모란이 실책에 고전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또한 긍정적이다. 남은 일정에서 모란의 타율이 월등하게 앞서지 않는다면 강정호의 주전 3루수 입성이 유력해 보이는 그림이다.

한국인 선수 시범경기 최다 홈런도 눈앞이다. 박병호가 미네소타 소속이었던 2017년 19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친 것이 최다다. 강정호가 남은 일정에서 홈런 하나를 더 치면 타이를 이룬다. 당시 박병호는 타율도 좋았다는 차이점은 있다. 그래서 강정호의 올해 홈런 생산이 미스터리라고 할 만하다. 현재 페이스라면 이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의미부여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시범경기 전체를 놓고 봐도 홈런 공동 1위다. 16일 현재 강정호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루이스 브린손(마이애미)과 함께 5개의 홈런을 쳤다. 세 선수 중 타석은 가장 적었다. 큰 의미는 없을지 몰라도 기록적으로는 시범경기 홈런왕을 놓고 다투는 모양새다. 홈런이 많다는 것은 주전으로 더 가까이 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나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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