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월드컵 구상도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유럽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지지 받는 월드컵 48개국 확대 개최는 지구촌 축구 운영 자체를 흔드는 중대한 변화로 꼽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평의회에서 48개국 체제로 치르는 2026 월드컵(미국-멕시코-캐나다 공동 개최) 운영 방식을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조기 도입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오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참가국이 늘면서 운영 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26 대회는 3개국 16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1994년 대회를 치렀던 미국, 1970, 1986년 두 번이나 대회를 해낸 멕시코의 개회 경험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미 갖춰진 경기장을 개보수하면서 대회를 치른다. 캐나다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참가하면서 시설 개선이 많이 돼,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항공 교통도 발달해 이동에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 사회 기반 시설도 나쁘지 않다. 숙박이나 음식 등도 문제가 없다. 전체 80경기 중 60경기가 미국에서 열리고 나머지 20경기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배정됐다.

3개국과 달리 먼저 치르는 카타르 대회는 준비 과정부터 잡음이 이어졌다. 개최 시기부터 논란거리였다. 경기장 건축 과정에서 인사사고가 끊이질 않아 인권 논란이 터졌다. 부실 공사 주장도 제기됐다. 도하 내에 4곳, 외곽에 4곳 등 총 8경기장을 구축했지만, 기존 32개국을 모두 수용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표가 쏟아졌다.

2018 러시아월드컵은 12개 도시에서 열렸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가 열렸는데도 숙박 시설이 부족했고 요금도 많이 올랐다. 도시 국가 성격이 강한 카타르 도하라면 더욱 상황이 어려워진다.

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 FIFA는 보고서를 통해 48개국 체제로 대회를 치르면 공동 개최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수익은 최대 4억 달러(4천500억 원)인데 중계권이나 후원 계약 수익이 기존 3억 달러에서 4억 달러까지 늘게 된다고 예상했다.

물론 인접국과 분산 개최는 필수라는 단서가 붙었다. FIFA는 카타르에 우호적인 쿠웨이트, 오만 외에도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인프라가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아랍에미리트(UAE)와 분산 개최 가능성을 제시했다. UAE는 지난 1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치렀고 유럽 빅리그 팀들의 전지훈련지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카타르가 테러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UAE, 사우디가 단교하는 바람에 상당히 문제가 복잡하게 됐다. 항공 이동도 무조건 제3국을 통한 환승이 필수다. 인판티노 회장의 정치력이 발휘돼야 하는 이유다.

▲ 카타르월드컵을 위해 건축 중인 경기장


대회 방식도 48개국이 4개 팀씩 12개 조로 나눠 32강을 가려 1, 2위와 3위 팀 상위 8팀을 가리거나 3개 팀씩 16개 조로 나눠 1, 2위만 32강에 올라 결선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3경기를 치러 16강 진출을 가렸던 것에서 최소 2경기로 모든 것이 결판 나는, 조별리그부터 다소 싱거운 월드컵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FIFA가 현재도 빡빡한 국제 대회 일정을 재검토하기 전까지 국제대회 확대 및 창설, 2022 카타르 월드컵 참가국 수 확대 계획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여름에 대회를 치르면 건강에 절대 문제가 생긴다고 반대해 겨울 개최로 바꿨지만, 시즌 중 참가라 혹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카타르 대회는 사상 첫 11월 중순 시작해 12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겨울 개최다. 유럽은 리그를 중단한다. 리그, 리그컵, FA컵,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가 멈춘다. UEFA는 FIFA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K리그나 일본 J리그 등은 시즌을 10월이나 9월에 끝내야 한다. 리그 일정 축소 또는 비정상적 배치가 불가피하다.

UEFA는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지만, 가맹국 내에서도 미묘하게 의견이 갈린다. 출전권이 13장에서 16장으로 늘면서 기회를 얻는 팀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48개국 확대는 UEFA 회원국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사안이다'며 인판티노 회장의 수가 절묘하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CAF), 북중미(CONCACAF), 남미(CONMEBOL)는 대거 찬성하는 분위기다. AFC 한 관계자는 "참가국 확대로 중국이나 이라크 등 최종예선에서 3, 4위로 밀려서 나서지 못하는 국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다. 예선 방식에도 약간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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