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제작 한희재 기자] 두 차례나 도핑에 적발된 UFC 파이터 존 존스가 지난 3일(이하 한국 시간) UFC 235에서 도전자 앤서니 스미스를 꺾고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존스는 챔피언벨트를 얻었지만 약물 복용 전력으로 축하보다는 비판 여론이 더 거셉니다. 이번 궁금해S에서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약물 복용, '도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도핑은 금지 약물을 복용해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격투기뿐 아니라 야구, 축구 등 구기 종목과 사이클 수영 육상과 같은 일반 종목에서도 심심찮게 도핑 뉴스가 나옵니다.

특히 UFC는 최근 3~4년 동안 '약물 스캔들'이 끊임없이 터지고 있는데요.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보면 씁쓸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았던 스타 파이터들이기 때문이죠.

일본계 아버지와 포르투갈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료토 마치다는 아버지에게 배운 가라테를 종합격투기에 접목해 본인만의 독특한 경기 스타일을 구축한 선수입니다. 스스로를 MMA 파이터가 아닌 무도가라고 불러달라 요구하는, 옛스러운 멋이 있는 남자죠.

2003년 MMA에 데뷔해 22승 7패 전적을 쌓을 때까지 한 번도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4월 전 세계 격투 팬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무도가로 칭송 받던 마치다가 불시 약물검사에 걸렸다는 뉴스가 보도됐죠. 종합격투기에서 보기 드문 가라테 베이스로 정점에 올랐던 선수가 18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약물 파이터'로 전락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크로아티아 최고의 스포츠 스타는 루카 모드리치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이 선수, 미르코 크로캅이었죠. 2000년대 초반 종합격투기 흥행을 이끈 슈퍼스타로서 크로캅의 하이킥은 팬들로부터 엄청난 환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2015년 11월 성장 호르몬 계열인 HGH 성분이 검출되면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그를 향한 비난 여론도 거셌지만 '아, 크로캅마저...'라는 분위기가 일면서 세계 MMA는 금지약물과의 전쟁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다니엘 코미어, 존 존스와의 맞대결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주목 받는 브록 레스너도 양성반응 전력이 있습니다. 2016년 7월 미국반도핑기구가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하이드록시 클로미펜 성분이 나오면서 고개를 떨궜습니다. 약물검사 일주일 전에 열린 UFC 200에서 백전노장 마크 헌트를 꺾으며 건재를 증명하는 듯했지만 승리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년 출전정지 징계와 벌금 25만 달러를 물고 격투 커리어 첫발을 뗐던 WWE로 돌아갔습니다.

알리스타 오브레임은 2000년대 초반 K-1과 스트라이크포스, 프라이드를 지배했던 헤비급 최고의 타격가였습니다. 종합격투기 역사상 유일한, 세 단체 챔피언에 올랐던 전설이었죠. 그러나 2012년 5월 UFC 146을 앞두고 도핑에 걸려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습니다. 이후 우람했던 근육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저돌적인 파이팅 스타일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팬들로부터 "모든 성취와 매력이 약물의 힘에서 비롯된 가짜 챔피언"이란 조롱을 들었습니다.

앤더슨 실바는 한때 '타격의 신'으로 추앙 받던 MMA 역대 최고의 파이터였습니다. 넥클린치 니킥은 공포에 가까웠고, 앞차기와 뒷손 카운터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가드를 내리고 위빙과 더킹으로만 펀치를 피하는 움직임은 가히 경이로웠죠.

그러나 2015년 1월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검출되면서 명예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2017년 11월에도 또 한 번 약물 복용이 적발되면서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겼죠. 지난달 11일 정확히 2년 만에 옥타곤에 복귀해 '젊은 타격가' 이스라엘 아데산야와 명승부를 펼치며 건재를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약쟁이 파이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좋은 경기력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 존 존스(사진)는 약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파이터다.
선수들이 복용한 대표적인 금지 약물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있습니다. 호르몬제 일종인 스테로이드는 근육 발달을 촉진해, 복용한 선수의 근육량과 근력을 증가시켜 일찍부터 여러 종목, 많은 선수들이 복용했습니다.

도핑이 문제시되는 건 첫 번째로 페어플레이 위반입니다. 순수한 자신의 신체 능력이 아닌 약물로 상승시킨 운동능력은 정정당당한 승부가 아니라고 보는 시선이죠.

두 번째는 선수의 건강 문제입니다. 다수 선수가 복용하는 약물들은 대표적으로 심장 마비와 간·성 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야기힙니다. 정신적으로는 공격적인 성향을 증대시켜 범죄 행동까지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약물 복용이 적발된 브록 레스너에게 패배한 바 있는 마크 헌트는 "사기꾼들이 없었다면 난 이미 챔피언이 돼 있었겠지. 그놈들은 약을 쓰지 않았다면 날 이길 수 없었을 거야"라며 약물 복용 선수들을 출전시킨 UFC와 데이나 화이트 대표를 고소했습니다.

선수들 약물 복용 사례가 증가하자 UFC는 2016년 미국반도핑기구(USADA)에 약물 검사 및 관리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했습니다.

그러나 존스는 두 차례 적발에도 팬들 예상보다 훨씬 적은 '15개월 징계'를 받았고 이 탓에 존스를 복귀시킨 UFC와 USADA 신뢰성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세계 최대 격투기 단체로 성장한 UFC에 계속되는 도핑 스캔들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약점일 수밖에 없습니다. 단체 스스로 철저한 단속과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UFC 미래는 어둡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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