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요즘은 그래도 중계도 하고 해서 알려지는 것 같아요. 동호인 분들께서도 열심히 하시면서 저변이 넓어지는 것 같고요. 앞으로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테니스와 비슷하지만 고무공을 사용해 연식 테니스로도 불리는 정구. 고무공이라 테니스만큼 빠르게 날아가지는 않는다. 대신 선수의 빠른 발과 스트로크, 슬라이스에 따라 상대적으로 물렁한 공에 더 변화를 줄 수 있다. 테니스가 테니스로서 매력이 있다면 정구 또한 정구 자체의 매력이 있는 스포츠다. 테니스만큼 알려진 운동은 아니지만 정구 또한 세계 60여 나라 동호인들이 즐긴다.

한국 정구는 강하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전 종목 금메달 석권으로 강한 전력을 알렸다. 다른 나라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도 금메달 두 개 이상 확보하는 숨겨진 효자 종목. 지난 4일 인천 열우물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2015 코리아컵 인천 국제정구대회(주최 대한정구연맹, 주관 인천정구연맹)에서 한국은 남자 단식-복식, 여자 단식-복식 전 종목을 우승했다. 남자 단식 결승에서 2015년 폴란드컵 우승자인 와포론 소라쳇(태국)이 진출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 선수들이 결승에서 맞붙었다.

명색이 국제 대회였으나 관심도는 크지 않았다. 정구를 즐기는 인근 거주 어린이들이 선수들을 보며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다른 종목 국제 대회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았다. 과거와 비교해 테니스장이 많지 않은 시점에서 정구에 대한 인지도도 그리 높지 않다는 점. 전 종목 우승 금자탑을 쌓은 주역들은 정구가 세간에 더욱 알려지고 사랑 받길 바랐다.



2014년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이자 2015년 코리아컵 남자 복식 우승을 합작한 이수열-박규철 조(대구 달성군청)는 우리 나이 서른 넷, 다섯의 베테랑들. 후배들인 서권-이진욱 조(인천시 체육회)를 게임 스코어 5-1로 꺾은 그들은 “기본적으로 체력 관리에 중점을 둔 만큼 경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후배들 또한 태극 마크를 달기에 손색없는 실력자들이라 방심하지 않고 경기했다”고 밝혔다. 그들에게 정구 저변 확대를 위해 필요한 내용이  무엇일지 질문했다.

“팀이 좀 더 많아졌으면. 초등학교 팀부터 많아졌으면 해요. 기본적으로 정구를 즐기는 어린이들이 많아지고 흥미를 갖는 사람들도 많아진다면 차차 정구 인지도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동호회 활동도 경북 문경시 같은 경우는 활발한 편인데 인지도와 활동 폭이 다른 곳으로도 더 넓게 퍼졌으면 합니다.”(이수열)

한국 여자 정구를 대표하는 최고 듀오 김애경-주옥 조(NH 농협은행)는 긍정적인 자세로 현재를 지켜봤다. “요즘은 방송 매체에서 중계도 많이 하고 있고 정구를 즐기는 동호인 단체도 많아지는 추세다. 앞으로 정구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본다”며 일반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정구의 미래를 이야기한 김애경. 곁에 있던 주옥은 “언론 매체를 통해 정구가 좋은 스포츠라는 점이 자주 강조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남자 단식 우승자 김진웅(대전시설관리공단)도 주옥의 의견과 같았다. “중계 등을 통해 정구가 알려지고 선수들도 그에 따라 동기부여를 얻었으면 한다. 우리 선수들의 기량도 더욱 발전하는 동시에 정구를 잘 모르는 분들께 홍보가 되고 인지도가 높아진다면 생활 체육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순박하게 웃은 김진웅이다.

테니스가 빠르고 강력한 힘을 앞세웠다면 정구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구기 종목이다. 공의 힘이 덜한 대신에 라켓을 쥔 이의 활동량과 타격 강도에 따라 상대 선수를 속일 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 관심이 덜한 가운데에서도 우승자들은 더 나은 미래를 더 많은 사람들과 향유할 수 있길 바랐다.

[사진1] 이수열-박규철 ⓒ 스포티비뉴스

[사진2] 주옥-김애경 ⓒ 스포티비뉴스

[영상] 코리아컵 남자단식-여자단식 H/L ⓒ 영상편집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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