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나우지뉴, 호날두에 이어 메시까지 기립박수 받은 '축신'들 ⓒBR 풋볼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축구를 보면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있다. 활약한 원정 팀 선수향한 홈팬의 기립박수가 그것이다. 원정 팀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는 장면은 한 시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꽤나 희귀하다.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18일 새벽(한국 시간) 리오넬 메시까지 이 대열에 합류했다. 

메시는 18일 스페인 라리가 28라운드 레알 베티스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바르사는 4-1로 이겼다. 시즌 29골을 기록했고, 바르사는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승점 10점이 앞서는 독주 레이스를 구축했다. 

메시는 이미 자신의 프리킥과 절묘한 슈팅으로 팀이 3-1로 앞선 후반 40분 이반 라키티치가 내준 평범한 측면 크로스를 마치 크로스 올리듯이 '정교한 킥'을 구사했다. 파우 로페즈 베티스 골키퍼가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볼을 나갈듯했지만 골포스트 하단 부위를 맞고 들어갔다. 예측했다고 하더라고 사실상 막기 어려운 코스였다. 

이 순간 메시의 정교한 킥에 반한 베티스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메시 역시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이전엔 이런 경우가 없었다 정말 고맙다"며 베티스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메시도 원정 팬에게 박수를 받았다.

◆원정 팬 기립박수, 호나우두부터 메시까지

브라질의 축구스타 호나우두가 원정에서 홈팬에게 기립박수를 받은 것은 2002-03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던 호나우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단 세 번의 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원정 팀 선수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게 무려 40년 만이니 맨유 팬들도 진귀한 경험을 한 것에 대해 박수를 보냈다. 

유독 레알의 홈팬은 상대 선수를 향해 예우를 펼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바르셀로나 소속의 호나우지뉴, 그리고 유벤투스 소속의 델 피에로가 그 주인공이다. 

호나우지뉴는 2005년 12월 라리가 경기에서 레알의 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하프라인에서 돌파, 중원에서 돌파 두 차례의 솔로 돌파로 레알 수비수를 모두 무너뜨리고 2골을 기록했다. 레알 팬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지금은 레알 수비의 터줏대감인 세르히오 라모스가 호나우지뉴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델피에로는 2008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상대 진영으로 몰고 가다가 왼발 슈팅, 또 오른발 프리킥으로 레알의 골문을 흔들었다. 레알 팬들에게 박수를 받은 델 피에로는 경기 후 "상대 팬들에게 박수갈채를 받는다는 건 라이벌 인식을 뛰어넘는 행위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최근엔 호날두가 레알 유니폼을 입고 치른 2017-18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유벤투스 원정에서 바이시클킥을 포함해 2골을 넣으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당시 유벤투스 팬은 호날두의 바이시클킥을 보고 기립박수를 보낸 바 있다. 

향후 호날두는 유벤투스행을 결정하는데 원정 팬들이 자신에게 보여준 존중이 중요한 영향을 줬다고 고백했다. 

델 피에로, 호날두, 메시까지 '슈퍼스타'들도 원정에서 상대 팬에게 박수받은 것이 생소할 정도로 축구 역사에 남을 만한 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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