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임생 수원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종현 기자] 1995년 창단한 수원 삼성이 창단 후 첫 개막 3연패 했다. 2009시즌(1무 2패)보다 더 좋지 않은 시즌 개막 3경기다. 아직 리그는 3라운드까지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수원은 홀로 최하위(12위, 2득점 8실점)다. 

수원은 16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라운드 성남FC와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후반 추가 시간 조성준에게 극장 골을 허용했다. 

홈팀 성남보다 훨씬 많고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하던 수원 원정 팬이 침묵했다. 3라운드 만에 '베테랑 스쿼드'로 회귀까지 택했지만 경기력엔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실점했고, 경기력은 나아졌다고 평가받기 어려웠다.

2주간의 A매치 기간 이임생 수원 감독은 "수비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베테랑과 신입 선수 사이의 이질적인 분위기, 수원 팬들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 대한 부담감을 고민해야 할 2주이기도 하다. 

▲ 이임생 수원 신임 감독(가운데)의 취임식 당시. ⓒ이종현 기자

◆'제2의 권창훈이 나와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출발

2014년부터 삼성 그룹은 산하 스포츠단의 통합 관리를 추진해서 각 계열사에 있던 지분을 통합해 제일기획으로 이관했다. 매 시즌 구단을 향한 지원금은 줄었다. 블루윙즈의 시즌 운영비는 2011년 408억 원에서 비교적 최근인 2016년엔 240억 원까지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뿐만 아니라 삼성은 야구, 배구, 농구 등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로 줄였지만, 어느 종목 구단도 명백한 철학 없이 표류하고 있다. 

수원은 2019시즌을 앞두고 계약만료로 신화용, 박용우, 곽광선, 조원희, 조지훈, 김선우, 강봉균을 내보냈다. 계약해지로 김종민, 장현수, 문준호, 고민성과 이별했다. 그에 비해 영입은 고명석, 김다솔, 타가트에 그쳤다. 

수원은 우선지명으로 박대원, 박상혁, 윤서호, 신상휘, 김태환, 박지민을 콜업했고, 자유계약선발로 한석희를 영입했다. 동시에 주승군 유스 총괄디렉터를 1군 코치로 승격시켰다. 

수원 관계자는  지난 3일 이임생 감독 취임식에서 주승진 1군 코치로 승격 이유를 "신인 선수들의 안정적인 1군 정착을 위한 인사 이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임생 감독 역시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미 구단에서는 나름의 한 해의 예산 기준이 있다. 구단의 고충을 저에게 설명했다.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동의했다. 가능하면 기존의 선수와 가고 싶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구단의 1년 예산과 수원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한다. 데얀이나 염기훈처럼 노장도 함께 가고 있다. 구단과 맞춰서 의논해서 가고 있는 중이다"고 구단의 현실을 설명했다. 

2019시즌 수원의 성적은 신인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을 암시하는 발언이기도 했다. 

▲ 3연패 당한 수원 ⓒ한국프로축구연맹

◆1, 2차전 파격 신인 선발, '노빠구 축구'가 3라운드 만에 빠구했다 

이임생 감독은 1차전 '우승 후보' 울산 현대 원정에서 파격적인 선발라인업을 짰다. 매탄고를 마치고 콜업된 수비수 김태환과 신예 송진규를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시켰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중추적인 임무를 맡기엔 상대가 너무나 강했고, 두 선수가 가진 부담이 컸다. 송진규는 전반이 끝나고 교체됐고, 김태환도 내내 흔들렸다. 

경기는 1-2로 졌지만, "뭐가 무서워서 물러나"로 다잡은 공격 축구로 수원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2라운드 우승 후보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도 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신예 김민호, 김태환이 수비진에 위치했다. 전세진, 유주안 등 비교적 젊은 선수로 선발명단을 꾸렸다. 

전북의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에 수원은 전반 21분 만에 3골을 내줬다. 전반 25분 김민호, 전반 45분 유주안까지 신예를 두 명을 불러들였다. 최종 결과는 0-4 완패였다. 

'축구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 코칭스태프는 2라운드 대패 이후 선참급 선수들에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 성남전엔 구자룡, 조성진, 민상기, 박형진 등 선참급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신예급 선수로 선발출전한 선수는 전세진이 유일했다. 

성남과 경기 전 이임생 감독은 선수단이 보수적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 "어린 선수들이 전지훈련에서 잘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믿음을 줬는데, 2경기를 실패했다. 연습이랑 실전이랑 부담감이 달라서 50%도 못 해줬다"고 회구한 이유를 고백했다.

▲ 3연패 당한 수원 ⓒ한국프로축구연맹

◆급진적인 변화…믿음이 필요한데

모기업 지원의 감소와 새로운 감독의 부임. 여러 가지로 어려울 것이 기정사실화된 2019시즌 수원은 제2의 권창훈이 나오길 바라며 시즌을 시작했다. 이임생 감독의 발언처럼 "연습과 실전이랑은 부담감이 달랐"고,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이임생 감독의 초반 상대(울산, 전북전)를 고려하지 않은 급진적인 선수 기용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어린 선수들로 새로 판을 짜기엔 수원이라는 구단이, 수원 삼성의 팬들이 기다려주지 않는 현실이 문제일까.

2경기 만에 이임생 감독은 전지훈련 내내 머리 속으로 구상했던 것을 백지화했다. 동시에 2019시즌, 향후 수원이 다질 미래에도 의구심이 생긴 게 사실이다. 

수원은 최근 공식 경기 5연패 및 10경기 연속 무승(2무 8패) 늪에 빠져 있다. 창단 후 최악의 위기를 넘기려면, 선수단과 구단 그리고 팬이 힘을 모아야 할 텐데, 현실은 꽤나 퍽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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