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트레이너' 양치승은 기운이 넘쳤다. 완력뿐 아니라 기운도 셌다. ⓒ 상암동,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상암동, 박대현 기자] 농반진반. 인터뷰어를 들었다 놨다. 말은 물처럼 막힘없이 주욱 흘러나왔다. 짙은 유쾌감에 긴장감 한두 방울이 톡 떨궈진, 묘한 매력을 지닌 인터뷰이였다.   

배우 김우빈과 성훈이 빛을 보지 못할 때 무상으로 몸을 만들어준 일화는 유명하다. 둘 외에도 많다. 체육관에선 호랑이 선생님, 운동 끝나면 큰형이다. 주머니 사정 여의찮은 무명 배우에게 부담없이 오라고 어깨 툭툭 두드려주는 남자다. 

넘치는 끼와 퉁방울눈, '나 혼자 산다' 외에도 양치승(46)을 비추는 거울 하나가 더 필요해 보였다. 

26년 전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까. 양치승은 초중고 내내 개그맨이 꿈이었다. 끼가 많았다. 하지만 버거웠다. 공채 심사하던 PD가 "개그맨하기에는 아쉬운 얼굴"이라며 배우를 권했다. 배우 오디션에 갔더니 "배우하기에는 아쉬운 얼굴"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단역으로 영화 몇 편 출연한 뒤 입대했다. 군대에서 허리를 다쳤다. 연기를 단념했다. 운동에 매진했다. 새로운 삶에 눈을 떴다.

"어릴 때 고생이 (무료로 도와야겠다고 결심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거다. 젊은 시절 개그맨, 배우를 하고 싶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생활 형편이 정말 좋지 않았다. 생활고 탓에 (연기자를) 준비하는데 애로사항이 참 많았다. (김)우빈이나 (성)훈이를 보면서 예전 기억이 떠올랐을지도 모르겠다."

소주 회사가 돈 버는 이유는 간단하다. 술은 음식이 아니다. 정서다. 술잔을 부딪힐 때 얻는 위안은 좋은 책과 영화, 진심어린 위로 못지않게 힘이 있다. 양치승도 그랬다. 어려웠을 때 아는 디렉터 형이 사준 소주 한 잔이 그렇게 고마웠다고. 

정말 큰 힘이 됐고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 형이 정말 힘이 됐고 또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거(피트니스)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도와줬다. '편하게 체육관 다니면서 (오디션) 준비해라' 말만 했을 뿐인데. 그런데 그 친구들이 어느 순간 스타가 돼 있더라. 그 애들 덕분에 지금 나도 있고(웃음)."

▲ 양치승 ⓒ 상암동,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모르긴 몰라도 근력 지도력을 두루 지닌 트레이너는 많을 게다. 허나 개그맨을 꿈꾼 끼와 통통 튀는 입담까지 갖춘 이를 꼽으라면 분모가 확 준다. '양치승'이라는 사람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이어트 멘토로 활동 영역을 넓힌다. SPOTV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피트니스 라인 '휠라 핏' 모델을 선발하는 '비욘드바디 시즌2:더 체인지(이하 더 체인지)'에서 멘토로 나선다.

필라테스 여신 양정원이 팀A, 양치승은 팀B를 맡아 참가자를 돕는다.

양치승은 과정과 결과 모두 웃을 수 있는 '양 코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게임은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승리욕이 강하다. 하지만 지든 이기든 그 과정이 즐거웠으면 한다. 그래서 (경쟁하는 중에) 상대 조롱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승자가 되면 패자를 위로해주고, 패자가 되면 승자를 축하해주고 싶다."

더 체인지가 예능인 걸 잊지 않는다. 양치승답다.

"일단 기본적으로 예능이다. 재미도 살뜰히 챙기겠다. 분위기가 무겁다 싶으면 (슬랩스틱이라도 보여) 망가지고 그러면서 온도를 띄우겠다. 분위기 메이커가 되겠다. 지켜봐달라(웃음)."

피트니스 프로그램은 차고 넘친다. 뷰티, 음식과 더불어 피트니스 방송은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 더 체인지가 다른 건강 이슈 프로그램과 구분될 수 있을까. 프로그램 성패는 여기에 달렸다.

"8주 동안 인생을 변화시켜준다는 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게 좀 다르지 않을까.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외관 변화를 통해 한 사람 삶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그 부문에 프로그램 초점이 있다."

더 체인지를 5글자로 압축해달라는 질문에도 비슷한 말을 꺼냈다.

"5글자로 표현하면 '삶의 변화다'. 이 프로그램이 한 여성의 삶을 완전히 바꿔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편감이 바뀔 수 있다(웃음). 2달 동안 프로그램에 충실히 임하다 보면 삶이 통째로 뒤바뀔 수 있다. 장담한다. 내가 도와드리겠다. 그렇게 되도록 '몸'을 만들어드리겠다. 몸매가 향상되면 자존감까지 덩달아 오른다. 인생을 바꾸고 싶은 이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

'이런 제자가 들어오면 좋겠다' 싶은 유형이 있는지 물었다.

"절실한 분이 왔으면 한다. 배우 최은주가 좋은 예다. (최)은주는 지난해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 3개월 만에 (피트니스)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후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어 (본업인) 배우쪽으로도 다시 활로가 생겼다. 3개월 동안 인생의 변화를 겪은 것이다. 이런 시너지를 (더 체인지에서도) 느끼고 싶다."

"혹 목표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바가 분명 있으실 거다. 시간 없다는 말은 핑계다. 예컨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트레이너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분이 정말 많다. 처음엔 '살 빼러 왔어요'하면서 운동하다가 살이 빠지고 몸이 바뀌고 생각까지 바뀌어 인생 진로를 이쪽으로 튼 분이 부지기수다. 내 주변에도 여럿이다. 도전해달라."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