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드람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허수봉(왼쪽)과 문성민 ⓒ 장충, 한희재 기자

▲ GS칼텍스의 강소휘(오른쪽)와 이소영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장충, 조영준 기자] "국내 선수들끼리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닙니다. 파다르가 없어도 국내 선수들의 힘을 보여주자고 했습니다."

도드람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플레이오프는 국내 선수들이 승부를 결정하고 있다.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0(32-30 25-22 25-12)으로 제압했다.

현대캐피탈은 팀의 주포이자 외국인 선수 파다르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날 오전 허리 통증을 호소한 파다르는 코트에 서지 못했다. 자칫 위기에 몰릴 상황에 처했던 현대캐피탈은 '난세의 영웅' 허수봉의 맹활약과 세터 이승원의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과거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 단 한 명의 걸출한 공격수의 존재감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 시즌 포스트시즌의 주역은 외인이 아닌 국내 선수다. 남자부와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자가 된 팀은 모두 국내 선수만 뛰었다. 외국인 거포의 한방에 의지하지 않고 선수 전원이 똘똘 뭉치는 조직력이 돋보였다.

현대캐피탈은 파다르가 빠졌지만 허수봉(20점)과 전광인(12점) 문성민(11점) 신영석(10점)이 고르게 활약하며 플레이오프 2차전을 잡았다.

허수봉은 올 시즌 팀에서 백업 멤버로 활약했다. 그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는 물론 미들 블로커로도 활약했다. 파다르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허수봉의 소임은 매우 커졌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파다르가 다쳤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힌 그는 "(전)광인이 형이 파다르가 없어도 우리끼리 할 수 있다고 했다. (문)성민이 형이 오늘 왜 이렇게 잘 하냐고 말하셨다"고 밝혔다.

▲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우리카드를 꺾고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현대캐피탈 선수들 ⓒ 장충, 한희재 기자

허수봉은 상대 블로킹에 위축되지 않는 과감한 공격을 시도했다. 대범한 스파이크는 알토란 같은 득점으로 연결됐고 1세트 막판에는 상대 주포인 아가메즈와 득점 경쟁을 펼쳤다.

허수봉의 상승세에 전광인과 문성민 그리고 신영석도 탄력을 받았다.

반면 우리카드는 아가메즈라는 걸출한 거포가 버티고 있었다. 복근 부상으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지만 아가메즈가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국내 선수들에게 시너지 효과를 줬다.

그러나 아가메즈 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기는 힘들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전력 차를 인정하며 "전광인이나 문성민 같은 선수는 우리 팀에 없다. 우리 선수들은 아직 다듬어야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두 팀의 명암은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서 결정됐다. 나경복은 10점을 기록했고 한성정과 황경민은 모두 8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승부처인 1세트를 내준 뒤 집중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점도 패로 연결됐다.

여자부 플레이오프도 국내 선수들이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 17일 열린 2차전에서 국내 선수들만 뛴 GS칼텍스가 한국도로공사를 잡고 승부를 3차전으로 이어갔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연습에서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알리를 과감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으로 플레이오프 2차전을 잡은 GS칼텍스 ⓒ KOVO 제공

강소휘-이소영-표승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앞세운 GS칼텍스는 풀세트 접전 끝에 도로공사를 이겼다. 도로공사가 시즌 도중 영입된 파튜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정아가 팀의 해결사 소임을 해내고 있다.

이재영(흥국생명) 박정아 강소휘 이소영 등은 예전과 비교해 올 시즌 한층 성장했다. 국내 리그에서 꾸준하게 프로 경험을 익힌 이들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경쟁력 있는 선수로 발돋움 했다.

외국인 선수 선발이 트라이아웃제도로 바뀐 점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대한항공과 흥국생명도 외국인 선수 비중이 예전과 비교해 줄어든 상태다. 올 시즌 봄 배구의 주도권은 국내 선수들이 지금까지 국내 선수들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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