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고투저를 잡겠다며 공인구 반발계수를 조정한 KBO, 그런데 검사 결과 새 공인구의 반발계수가 2018년 공인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역주행이다. 타고투저를 막기 위해 공인구 반발계수를 낮추겠다던계획이 시작부터 틀어졌다. 심지어 지난해 검사 결과보다 높았다.  

KBO는 단일 경기사용구 스카이라인 AAK-100 샘플 3타를 무작위로 수거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용품시험소에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3타의 평균치가 0.4247로 나타났다. 

샘플A와 C는 바뀐 기준치(0.4034~0.4234)를 초과했고, 유일하게 합격한 아슬아슬했다. 샘플B도 상한선에 가까운 0.4231이었다.  

KBO는 미국, 일본의 공인구 기준과 유사한 경기사용구를 KBO 리그에서 사용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규칙위원회를 열어 반발계수 기준을 기존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하향 조정했다. 

그런데 이번 1차 검사 결과는 역주행이다. 지난해 1, 2차 검사 결과가 올해 1차보다 낮았다. 지난해 1차 검사 평균은 0.4189, 2차 검사 평균은 0.4176이다. 차라리 지난해 공을 그대로 쓰는 편이 나았다. 그래도 합격이다.

공개된 지난해 두 차례 검사 결과에서 반발계수가 가장 높았던 경우가 0.4212다. 이는 올해 1차 검사 결과 샘플 셋보다 낮은 수치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오히려 2019년 검사 결과가 '탱탱볼'이라는 얘기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은 스프링캠프까지 약 두 달, 시범경기 시작까지는 약 석 달을 앞두고 내린 결론이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보다 반발계수가 높은 공을 준비한 제조사의 문제가 첫 번째. 더불어 KBO의 결정이 늦어 제조사의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장 반응은 '뜻밖'으로 요약된다. 지금까지는 타구가 덜 날아간다는 반응이 다수설이었다. 실제로 숫자도 그렇다. 19일까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3.83, 경기당 평균 홈런은 1.30개다. 지난해 4.60과 2.03개를 크게 밑도는 결과다. 

감안해야 할 변수가 있다. 공인구 반발계수 하향 조정은 비거리를 줄이고, 타구 속도를 낮춰 인플레이 상황을 제어하려는 시도다. 

그런데 올해 시범경기를 보면 9이닝당 삼진과 4사구가 증가했다. 두 가지 모두 공과 상관 없는 변화다. 평균자책점 하락은 단순히 홈런이 줄어서가 아니라 삼진의 증가나 마운드 새 얼굴의 등장에서 왔을 수 있다. 

9이닝당 삼진 / 4사구 / 홈런
2018년 7.54개 / 4.02개 / 1.04개
2019년 7.99개 / 4.16개 / 0.68개

원인과 결과를 떠나 KBO 리그는 반발계수 조정 효과를 시범경기에서 확인하지 못한 채 정규 시즌에 들어가야 한다. 당분간 불신이 지속돼도 이상하지 않다. 

KBO는 "1차 수시검사에서 제조사의 일부 경기사용구가 반발계수 허용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야구공 공인규정 제7조에 의거해 제조사인 스카이라인에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하고, 빠른 시일 내에 경기사용구 반발계수의 균일화와 함께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제조사에 주의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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