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1박2일' 출연진. 차태현, 김준호, 정준영, 데프콘(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박수정 기자] 연이은 출연자 논란에 휩싸인 KBS2 '1박2일'이 폐지설에 휘말렸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KBS2 '1박2일'은 지난 2007년 첫 시작돼 12년 동안 시즌3에 거쳐 국민 예능으로 사랑 받았다. 그러나 시즌3가 시작한 지 6년 만에 정준영의 '몰카' 파문으로 제작 중단에 이어 폐지 위기까지 처했다.

앞서 지난 11일 'SBS 8뉴스'는 정준영의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보도했다. 정준영은 지난 2015년부터 여성들과 성관계한 영상을 몰래 촬영해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 공유했으며, 확인된 피해자만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 다음날 KBS 측은 곧바로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제작진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정준영 씨의 1박2일 출연을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차 조치에도 누리꾼들은 '1박2일'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박2일'이 지난 2016년 정준영 '여친 스캔들' 사건 당시 정준영을 적극 옹호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준영은 전 여자 친구 A씨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피소돼 '1박2일'을 잠정 하차했다. 그러나 정준영은 A씨와 합의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자마자 프로그램에 복귀했다. '1박2일'은 정준영이 하차한 동안에도 정준영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내보냈고, 정준영의 복귀도 반기며 정준영을 감쌌다.

▲가수 정준영 사건으로 KBS2 '1박2일'이 제작을 중단한다.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그러나 복귀 3년 만에 정준영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1박2일'은 3년 전 사건 당시 정준영을 옹호한 행동으로 질타를 받게 됐다. 누리꾼들은 '1박2일' 폐지 청원글까지 올리며 '1박2일'을 비판했다. 

결국 '1박2일'은 15일 공식입장을 통해 "KBS는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당분간 KBS2 '1박 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제작중단 발표 하루 만에 차태현, 김준호가 내기골프가 폭로됐다. 16일 KBS '9시뉴스'는 경찰에 압수된 정준영의 휴대전화 대화 내용에서 포착된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정황을 보도했다. 특히 담당 PD 또한 이를 방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가중됐다.

이에 차태현과 김준호는 "이 사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다시 한 번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정준영에 이어 차태현, 김준호까지 하차한 '1박2일'은 당초 폐지설에 대해 18일 공식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19일 오후에도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폐지를 두고 KBS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18일 PD저널에 따르면, 이날 열린 KBS 임원회의에서 '1박2일'이 이미 제작 중단을 밝힌 데다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아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됐다.

KBS 한 관계자는 PD저널에 "이미 방송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에 폐지의 영향을 다각도로 고려해서 검토하자는 것"이라며 "출연자 검증 시스템 강화 방안과 함께 12년 동안 '1박 2일'의 공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갔다"라고 말했다.

'1박2일'을 비롯해 차태현, 김준호가 다른 프로그램도 입장을 고민하고 있다. 정준영이 출연한 tvN '짠내투어'는 이미 통편집을 거쳐 VOD 서비스까지 중단한 상태. 차태현이 출연하던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김준호가 출연하던 KBS2 '개그콘서트'와 tvN '서울메이트2' 등도 입장을 정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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