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눈이 부시게' 장면. 사진ㅣ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장지민 기자] '눈이 부시게'의 김혜자가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도 남편과 아들에 대한 사랑은 잊지 않았다.

19일 오후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의 최종화에서는 기억을 잃은 김혜자(김혜자)의 현재와 과거의 모습이 그려졌다.

과거 김혜자(한지민)는 결혼기념일인데도 남편 이준하(남주혁)가 귀가하지 않자 다음날 그의 일터를 찾았다. 동료 기자는 "정보부 쪽 사람들이 정치부, 사회부 가릴 거 없이 다 잡아갔다. 제가 조사를 마치고 나와 준하도 나온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혜자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불안해 할수밖에 없었다.  

동료 기자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당부하며 주필에 부탁해 혜자에게 면회 기회를 마련해줬다. 이윽고 김혜자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준하는 얼굴 곳곳에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다. 김혜자는 오열하며 "무슨 죄가 있어서, 우리 남편을 가두느냐"라며 담당 경찰에 분노했다.

이준하는 "오해가 있었나 봐. 괜찮으니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후 이준하의 사망통지서가 날아 왔다. 유품을 전해 받은 김혜자는 자신의 프러포즈 선물인 손목시계부터 찾았다. 그러나 그 시계는 이준하를 취조하고 폭행한 것으로 의심된 경찰 손목에 채워져 있었다. 해당 경찰은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김혜자는 절규하며 그의 손에 상처를 내었다.

다른 기억을 잃었음에도 시계에 대한 기억은 잃지 않았던 현재의 김혜자에게 결국 '시계할아버지'인 해당 경찰이 찾아왔다. 그는 병세와 노환으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도 김혜자 앞에서 반성의 눈물을 흘리며 시계를 건넸다. 그의 손엔 과거 김혜자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었다. 그러나 김혜자는 그를 용서했다. 다시 시계를 그의 손에 돌려주고는 애써 어깨를 토닥였고 그를 돌려보냈다.

김혜자는 이준하의 제사상 앞에서 "좋아하는 시계 못 가져와서 미안하다. 평생 외로웠던 사람 혼자가게 해서 미안하다"라며 인사했다.

대상(안내상)은 평생 자신을 엄하게 훈육한 어머니 김혜자를 원망해왔다. 어린 시절 대상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혜자는 그를 더욱 엄하게 키우며 넘어져도 붙잡아 주지 않을 정도로 훈육하며 홀로 키웠다.

대상은 때때로 속상함에 반찬 투정을 했지만, 김혜자는 "그럼 그런 집 가서 살아라"고 차갑게 답했다. 한쪽 다리를 잃은 대상에겐 또래들의 따돌림과 구박이 이어졌다. 대상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엄마에게 "내가 싫지? 엄마는 내가 귀찮지? 엄마는 내가 확 죽었으면 좋겠지?"라며 서운해 했다. 그러자 김혜자는 눈 하나 깜빡이지도 않은 채 "불쌍이 밥 먹여주냐. 돈 주냐. 그럼 불쌍하다고 해 줄게"라며 "밥 먹고 설거지 해놔"라고 답할 정도였다. 그런 대상의 사춘기는 다친 다리 때문인지, 엄마와 친구들의 구박 때문인지 유난히 길 수 밖에 없었다.

현재의 대상은 눈이 오는 날, 눈을 쓸어가며 과거를 떠올렸다. 한쪽 다리가 의족이였던 그는 눈이 오는 아침에 등교할 때마다 누군가가 쓸어 놓은 집앞 가파른 길을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그 순간 요양원에서는 어머니의 실종 전화가 걸려왔다. 한참을 어머니를 찾아 헤맨 그는 힘없는 모습으로 빗자루를 들고 바닥의 눈을 쓸고 있는 어머니를 마주했다. 혜자는 대상을 알아보지 못하고 "눈이 오면, 우리 아들이 넘어져요. 눈을 쓸어야해요"라고 말했다. 대상은 그런 어머니 앞에서 오열하며 "그 아들, 한번도 넘어진 적이 없대요"라고 말했다.

▲ 드라마 '눈이 부시게' 장면. 사진ㅣ방송화면 캡처
혜자는 대상과 함께 따뜻한 볕 아래를 산책했다.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혜자는 "날씨가 아주 좋네요. 눈이 부셔요. 언제 이사오셨어요"라고 물었다. 혜자는 눈부신 햇살 아래서 남편 준하의 얼굴을 떠올렸다. 대상은 엄마가 현재 가장 행복한 시간 속에 살고 있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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