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은수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간판으로 성장한 임은수(16, 신현고)가 머라이어 벨(23, 미국)의 고의성이 의심되는 가격을 이겨내며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

임은수는 20일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9년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0.43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32.48점을 합친 72.91점을 받았다.

임은수는 ISU가 인정한 종전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인 69.78점(2018년 ISU 시니어 그랑프리 NHK트로피)을 3.13점 높이며 쇼트프로그램 5위를 차지했다.

임은수는 지난해 랭킹전에서 유영(15, 과천중)과 김예림(16, 수리고 입학예정) 등을 제치고 우승했다. 올해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는 유영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단 한 장 뿐이었던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처음 출전하는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그에게 불의의 사고가 닥쳤다.

▲ 임은수 ⓒ Gettyimages

임은수는 이날 세계선수권대회 공식연습 도중 2번째 순번으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뒤 우측 링크사이드에 붙어서 천천히 스케이팅을 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다음 순번으로 곡을 맞추던 머라이어 벨(미국)의 스케이트날 토가 임은수의 종아리를 찍었다.

임은수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공식연습을 곧바로 중단했다. 링크 밖에서 그는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긴급처치를 받았다. 벨의 스케이트날로 찍힌 왼쪽 종아리는 부어올랐다. 급하게 호텔로 이동한 임은수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트레이너로부터 추가적인 조치를 받았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그동안 임은수는 벨에게 괴롭힘을 받았다. 같은 코치 밑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그동안 일어났던 일을 생각하면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벨과 임은수는 다른 훈련 세션에서 연습했고 다른 라커룸을 이용했다.

임은수와 벨은 미국 LA 인근에서 라파엘 아르투니안 코치 팀에서 함께 훈련하고 있다. 올댓스포츠는 "벨은 평소에도 임은수를 계속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 머라이어 벨 ⓒ Gettyimages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예전에는 그냥 계속 무시하자고 생각했지만 대회 직전에 (괴롭힘의 정도가) 정말 심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도 사과 한 마디만 했어도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덧붙였다.

현재 임은수의 상태에 대해서는 "붓기는 처음보다 가라앉았다. 그러나 통증은 아직도 있는 상태다. 참고 경기할 만한 정도는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임은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프로그램 클린에 성공했다. 임은수는 출전 선수 40명 가운데 30번째로 빙판에 등장했다. 그는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곡인 'Somewhere in Time'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를 깨끗하게 뛴 그는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플라잉 카멜 스핀과 스텝시퀀스로 한숨을 돌린 그는 트리플 플립도 실수 없이 해냈다.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도 흔들림이 없었다. 임은수는 레이백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 지었다.

임은수에 이어 빙판에 등장한 벨은 71.26점으로 6위에 올랐다.

▲ 알리나 자기토바 ⓒ Gettyimages

한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위는 82.08점을 받은 알리나 자기토바(러시아)가 차지했다. 지난해 평창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티인 자기토바는 한동안 성장통으로 고생했다. 이번 대회에서 완벽하게 부활한 그는 점으로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76.86점을 기록한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는 2위에 올랐다. 3위는 75.96점을 받은 엘리자베트 트루신바예바(카자흐스탄)이 차지했다.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는 74.23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임은수는 22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29) 이후 이 대회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2019년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순위

1위 알리나 자기토바(러시아) - 82.08점

2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 - 76.86점

3위 엘리자베트 트루신바예바(카자흐스탄) - 75.96점

4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 - 74.23점

5위 임은수(한국) - 72.91점

6위 머라이어 벨(미국) - 71.2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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