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의조(왼쪽)와 손흥민의 투톱 호흡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파주, 이종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대표 팀에선 유독 득점력이 저조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한다. 3월 '벤투호'의 고민이다. 동시에 기존 최전방 공격수이자 주득점원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호흡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벤투호가 볼리비아-콜롬비아와 3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소집 3일 차(20일)에도 열심히 달렸다. 비가 왔고, 파주의 체감 온도는 9.1도. 여러모로 훈련하기 좋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달렸다. 볼리비아와 경기가 이틀 앞(3월 22일, 오후 8시)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훈련에 앞서 인터뷰에 나선 나상호는 "지금 훈련에서 (손)흥민이 형이 최전방 포워드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나상호의 말은 잠시 후 그라운드에 나와 몸풀기, 공 돌리기 이후 치러진 11대 11경기에서 명확해졌다. 4-1-3-2 포메이션에서 '조끼 팀' 손흥민은 지동원과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뛰었다.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으로 득점력이 살아나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황의조의 득점 임무 배분도 생각해볼 만하다. 

▲ 손흥민(왼쪽) 최전방 공격수 투입에 대한 벤투 감독의 고민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손톱이 효과 보려면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 이른바 '손톱' 전술은 이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에게는 플랜B로 국내 팬들에겐 익숙하다. 해리 케인이 부상이었을 때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뛰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손톱이 성공하려면 주변 선수들의 구성요소가 중요하다.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가장 활약할 시점은 토트넘은 페르난도 요렌테라는 '희생'해줄 선수가 있었다. 요렌테가 싸워줬기 때문에 손흥민은 장기인 속도감 있는 돌파와 슈팅 빈도를 높일 수 있었다. 

물론 이날 11대 11로 경기했던 연습 경기에선 일반적인 주전과 비주전이 섞였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은 피니셔보다는 이타적이며 여러모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격수 지동원을 손흥민의 파트너로 세웠다는 점은 토트넘 사례와 유사한 지점이 있다.  

▲ 아시안게임에선 두 선수의 호흡이 한국의 금메달을 안겼다. ⓒ연합뉴스

◆황의조와 손흥민의 호흡

두 선수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찰떡궁합의 호흡을 과시했다. 당시엔 손흥민이 도우미(1골 5도움)를 자처했고, 황의조가 득점에 의존하는 형태(9골로 득점왕)였다. 둘의 명확한 임무 배분으로 전술적 톱니바퀴가 맞았고, 한국의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후 A대표 팀에서 두 선수의 호흡이 좋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손흥민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치른 7경기에서 득점이 없다. 황의조는 12경기에서 5골을 기록 중이다. 페널티킥 이후 득점을 제외하곤 두 선수가 만든 합작품도 없는 상태다. 

손흥민과 황의조가 '득점의 임무를 띄고' 투톱으로 나섰을 때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 토트넘에서 상승세인 손흥민의 활용법을 참고 해야한다.

◆토트넘의 참고 사례 

벤투 감독은 다행히 먼저 토트넘에서 '손톱' 참고 사례로 오답을 줄일 수 있다. '득점에 집중할 생각으로'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 기용했을 때, 투톱 조합은 누가 좋을지, 전술상 움직임 등 수정해야 할 점은 영상으로 1차 분석하고, 훈련에서 다듬을 수 있다.

실전보다 좋은 연습은 없다. 볼리비아와 치르는 첫 경기,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온다면 지동원과 황의조 두 선수를 각각 기용해 실험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다. 

손흥민의 득점을 살리기 위해서 다른 선수가 마냥 희생해야 하는 건 아니다.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그 지점을 찾는 시점이 3월 A매치 2연전이 되지 않을까. 

물론 최상의 시나리오는 손흥민도 살고, 기존 득점원 황의조도 여전히 득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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