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왜그래 풍상씨'의 배우 유준상. 제공|나무엑터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누가 저한테 간을 주는지, 저도 몰랐어요. 예상도 안 되더라고요."

화제의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유준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유준상은 지난 14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에서 평생을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의 가장 풍상씨 역을 맡아 내내 열연을 펼쳤다. 극중 속썩이는 동생들의 뒤치다꺼리에 간암 말기인줄도 몰랐던 풍상씨가 살아날 방법은 간 이식뿐. 누가 간을 기증할 것인가를 두고 내내 시청자들의 애를 태웠다. 

후보는 여럿. 둘째 진상(오지호), 쌍둥이인 셋째 화상(이시영)과 넷째 정상(전혜빈), 막내 외상(이창엽)을 비롯해 풍상의 아내인 간분실(신동미), 장인 간보구(박인환), 어머니 노양심(이보희)는 물론 이웃인 전달자(이상숙) 전칠복(최대철)까지 수많은 이들이 거론됐지만, 기증자의 존재는 종영을 하루 앞두고서야 공개됐다. 바로 쌍둥이 동생 정상과 외상. 

유준상은 이에 대해 "간을 누가 주는지 몰랐다. 해피엔딩도 대본을 보고서야 알았다"며 "작가님이 '풍상이는 안 죽을 거야'라고 하셔서 그것만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풍상이가 안 죽는다니 다른 누군가가 죽나 싶더라. 그렇게 배우들이 계속 긴장감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하셨다"면서 "마지막회 대본을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정상이와 화상이가 간을 주는구나 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 KBS2 '왜그래 풍상씨'의 배우 유준상. 제공|나무엑터스
"(진형욱) 감독님은 '간보고'가 준다고 하셨어요. 돌아가시면서 간을 주실 것 같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슬프네요' 했는데 감독님도 틀렸어요. 대본을 보고 '아니, 감독님…' 이랬죠. 정상 화상 두 사람이 줄 거라고 맞춘 사람이 아무도 었었어요."

유준상은 "사실 '간분실'이 죽을까봐 정말 불안했다"며 "감독님이 다 아시는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예상하신 건 그 다음회에 모조리 틀려서 실망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감독님이 '저한테도 이야기를 안 해주시네요' 그럴 정도였어요. (문영남) 작가님이 그 누구에게도 간은 누가 주고 어떻게 된다고 이야기를 준다고 안 하셨어요. 저는 분실이가 죽을까봐, 아니면 외상이가 죽을까봐 걱정이 컸죠. '내가 저걸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너무 힘들었어요. 그 사람들이 죽지 않고 행복해진 마지막 대본을 받으니 또 다른 눈물이 나더라고요."

▲ KBS2 '왜그래 풍상씨'의 배우 유준상. 제공|나무엑터스
온 스태프가 '간 기증자' 찾기에 혈안이 됐던 가운데 스태프 사이에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이는 다름아닌 '전달자'. 유준상은 "누구는 이름이 '간분실'이라 분실이가 줄 거라고 하고, '전달자'라서 선생님이 주실 거라고 했다"며 "가만히 보면 '전달자' 선생님이 ''간'이 안맞아' 등등 간 이야기만 한다. 스태프 누군가가 '전달자 선생님이 확실합니다' 그래서 걔 말만 믿기도 했는데 결국 틀렸다"고 웃음지었다. 

유준상은 그 시기 KBS 드라마국를 풍미했던 이른바 '쓰리간'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왜그래 풍상씨'외에도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최수종이 박성훈에게 간을 이식해주고, KBS1 일일드라마 '비켜라 운명아'까지 박윤재가 강태성에게 간을 이식해주는 등 3편의 KBS 드라마가 간 이식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판박이 전개' 로 빈축을 샀기 때문. 

유준상은 "우리가 먼저인데…"라며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유준상은 "저희 드라마는 시놉시스부터 간 이식를 주요한 이야기로 놓고 썼다. 우연히 그렇게 되니 함께 화제에 올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준상은 "수종이 형님 간을 저에게 주라고 하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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