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맥그리거(사진)가 밴텀급 타이틀을 스스로 반납한 TJ 딜라쇼를 향해 "원래 뱀 같은 녀석"이었다고 조롱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그럴 줄 알았다는 말씨였다.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가 밴텀급 타이틀을 스스로 반납한 '전' 챔프에게 조롱 섞인 트윗을 날렸다.

맥그리거는 22일(이하 한국 시간) 트위터에 "원래 뱀 같은 녀석이었다. 과거에도 난 TJ 딜라쇼(33, 미국)를 그렇게 부른 적이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에 반해 난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뿌리 내린 성 패트릭 같은 존재다. 현대판 성 패트릭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SPN은 21일 딜라쇼가 밴텀급 타이틀을 자진 반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두 달 전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발목을 잡았다.

헨리 세후도(32, 미국)와 플라이급 챔피언벨트를 놓고 다퉜던 즈음이었다. 딜라쇼는 이때 충격적인 32초 TKO패를 당했다. 

결과적으로 실리와 명분, 모두 잃은 꼴이 됐다.

약물검사 결과를 100%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물의를 빚은 만큼 일단은 챔피언벨트를 내려놓고 진실공방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보였다.

맥그리거와 딜라쇼는 악연이 있다. 2015년 9월부터 그해 12월까지 미국 폭스스포츠 1에서 방송된 '디 얼티밋 파이터 시즌 22(TUF 22)'에서 으르렁댄 기억이 있다.

당시 유라이아 페이버가 미국 팀 코치, 맥그리거가 유럽 팀 수장을 맡았다. 미국 유럽 파이터가 링 안팎에서 경쟁하는 게 방송 콘셉트였다. 

두 팀은 케이지에서뿐 아니라 카메라 인터뷰, 세컨드 자리에서도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말과 주먹 충돌이 '꿀잼' 포인트였다. 맥그리거는 페이버와 딜라쇼, 코디 가브란트 등과 촬영 내내 부딪혔다. 

맥그리거는 페이버 팀 동료였던 딜라쇼에게 "풀 속에서 기어 다니는 뱀"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딜라쇼, 그 녀석은 결국 페이버를 등지고 팀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말에 발끈한 가브란트가 맥그리거에게 돌진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 맥그리거 예언이 적중했다. 얼마 안 가 딜라쇼가 페이버를 저버리고 팀 알파메일을 나갔다. 팀을 떠난 뒤엔 페이버를 향해 악담을 퍼붓기까지 했다. 

페이버로선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상황. 팀 알파메일과 딜라쇼 사이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페이버는 방송 말미 "그때 맥그리거 눈이 정확했다"며 뒤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스타그램에도 "미래를 예측해 준 맥그리거에게 고맙다"고 적었다.

22일 맥그리거 트윗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4년 전 일을 끄집어 딜라쇼에게 던진 말폭탄으로 볼 수 있다. '뱀 같은 녀석이라 뒤에서 음흉한 짓을 할 줄 알았다'는 뉘앙스로 딜라쇼를 재차 공격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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