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등판에서 가능성과 보완점을 모두 남긴 쿠에바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변화구는 괜찮으니 스피드만 올라오면 괜찮을 것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개막전 선발로 예고된 새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29)의 키포인트를 구속으로 짚었다. 이 감독은 “그래도 전 경기에서 최고 147㎞가 나왔다. 평균 145㎞는 나와야 한다. 그 정도만 나와도 난타를 당할 스타일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계속 볼을 주는 투수가 아니다”면서 “경기에 들어가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쿠에바스는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 경기운영능력 등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패스트볼의 움직임도 좋은 편이다. 팔스윙도 빠르다. 하지만 시범경기까지 구속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아 벤치의 고민이 있었다. 아무리 제구가 좋아도 구속이 어느 정도는 받쳐줘야 한다. 쿠에바스는 이날도 이 숙제를 완벽히 풀지는 못했다. 가능성과 보완점 사이의 어딘가에 있었다. 

쿠에바스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회 3점을 내준 뒤에는 비교적 잘 버텼으나 승리투수 요건을 따내지는 못했다. 

1회에 고전했다. 2-0으로 앞선 선두 노수광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어진 한동민과 8구 승부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타구가 넘어간 것인지 스스로 아쉬움도 컸다. 쿠에바스는 로맥에게 3루수 맞고 튀는 2루타, 이재원에게 좌전 안타, 그리고 정의윤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1회 최고 구속은 145㎞도 나오지 않았다. 한동민에게 맞은 홈런도 143㎞ 포심패스트볼이었다. 결정구로 던진 커브와 슬라이더가 오히려 안타를 맞으며 경기가 어렵게 풀렸다. 

2회부터는 SK 타자들을 맞혀 잡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맛은 없었지만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으며 침착하게 타자들을 상대했다. 구속은 오히려 내리막이었지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으며 체감 구속을 더 빠르게 했다. SK 타자들은 쿠에바스의 패스트볼 계통 구종에 꾸준히 초점을 맞추고 배트를 냈으나 정타가 없었다. 움직임이 심한 공에 빗맞은 타구들이 많다. 

그러나 4-3으로 앞선 4회 김강민 최항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2사 후 노수광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위기 상황에서 구속이 빠르지 않다보니 탈삼진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인플레이 상황을 모두 아웃카운트로 연결시키기는 불가능했다.

1회 3실점 이후에는 경기를 무난하게 풀어나갔다. 공격적으로 스윙에 나선 SK 타자들을 잘 잡아냈다. 사실 정타도 많지 않았다. 결국 KT 벤치의 계산대로 구속만 좀 더 올라오면 더 좋은 투구도 기대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이날 쿠에바스는 총 84구 중 포심패스트볼(최고 145㎞) 31구, 투심패스트볼(최고 145㎞) 16구를 던졌다. 두 구종의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이 최고 구속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는 있다.

다만 아직 시즌 초반이고, 따뜻해지는 날씨를 기다려 볼 구석은 있다. 쿠에바스 스스로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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