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회 위기 상황을 스스로 정리한 김광현은 에이스의 책임감을 선보였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광현(31·SK)이 시즌 첫 등판에서 KT의 덫을 완벽하게 탈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버티고 버텼다. 

김광현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장, 6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달성에 실패하며 KT전에서의 껄끄러운 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6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을 줄였다.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지만, 김광현은 풀지 못한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KT에 유독 약했다는 것이다. 김광현은 통산 KT전 6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9.76(27⅔이닝 30자책점)을 기록했다. 6경기가 많은 표본은 아니지만, KT만 만나면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에는 휴식 일정 등이 겹쳐 KT와 아예 만나지 않았던 김광현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첫 판부터 맞붙었다.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되어 있었고, KT는 더 일찍 결정된 개막전 상대였다. KT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다. 결과적으로 KT의 덫을 완벽하게 빠져 나오지 못했다. 다만 6회 마운드를 지킨 것은 에이스를 상징했다. 

1회부터 불안했다. 선두 황재균의 타구가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절묘하게 뚫었다. 이어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강백호를 2루 땅볼로, 로하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으나 유한준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팀 타선이 1회 3점을 지원하자 김광현은 2회를 무난하게 넘겼다. 선두 장성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내야땅볼로 돌려세웠다. 3-2로 앞선 3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 강백호에게 중전안타, 로하스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유한준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냈고 이어 윤석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고 불을 껐다.

3-2로 앞선 4회에도 선두 오태곤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결국 장성우에게 우중월 역전 투런을 맞았다. 

6회는 마지막 고비였다. 선두 윤석민의 3루 땅볼 때 최정의 실책으로 또 선두타자를 내보냈고 오태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장성우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배정대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고 1사 만루에 몰렸다. 투구수는 101개. 교체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손혁 코치와 이야기를 나눈 김광현은 이번 이닝을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흡을 가다듬은 김광현은 황재균과 박경수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았다. 정면 승부를 펼치며 KT 타선의 기를 꺾었다. 무실점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였다. 자신이 이닝을 책임지겠다는 강한 의지를 구위로 드러낸 김광현은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이 기억이 다음 KT전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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