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르난데스.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두산 새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가 개막전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출발은 좋지 못했지만 점차 살아나는 경기력을 보여 줬다. 앞으로 경기에 대한 희망을 남긴 경기였다.

두 번째 타석까지는 실망스러웠다. 지나친 부담 탓인지 다운 스윙이 자꾸 나오며 맥없는 땅볼만 양산했다.

모두 유리한 카운트에서 적극적인 공격을 한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타구의 포인트를 맞추지 못하며 연신 땅볼만 쳤다.

2회 무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 페르난데스는 볼 카운트 2-1에서 한화 선발투수 서폴드가 던진 몸 쪽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겼으니 2루수 정면으로 가며 병살타로 막히고 말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다.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역시 볼 카운트 2-1에서 몸 쪽 투심 패스트볼에 손이 나가며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이날 서폴드는 땅볼보다 플라이볼을 훨씬 많이 유도해 냈다. 하지만 유독 페르난데스만은 땅볼이 많았다.

정경배 두산 타격 코치는 "훈련 때와 실전에서 타격폼이 달라진다. 실전에 들어가면 너무 잘하려는 의욕이 앞서서인지 다운 스윙이 되며 파울이나 땅볼이 많이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부터는 실마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2-2 동점이던 6회말 2사 1,2루. 페르난데스는 풀 카운트에서 서폴드의 바깥쪽으로 덜 떨어진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1, 2루간을 갈랐다.

이날 처음으로 바깥쪽 공에 배트가 나왔고 결과도 좋았다. 몸 쪽에는 약점이 있을 수 있으나 실투가 되는 공은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보였다. 일단 타구에 힘이 실리며 빠르게 굴러간 공이 좋은 코스로 향했다.

네 번째 타석의 타격도 좋았다. 3-3 동점이던 8회말 2사 1, 2루서에 한화 바뀐 투수 이태양의 바깥쪽 패스트볼(시속 142km)를 결대로 밀어쳐 좌익 선상에 떨어트렸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히고 있다가 기술적인 배팅을 통해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페르난데스는 경기 후 "결승타 상황에선 빠른 공을 노리고 있었다. 운 좋게 안타가 되며 적시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만의 활약이 아니다. 페르난데스가 개막전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가슴속의 부담을 지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소득이 있는 경기였다.

정경배 코치의 말대로 부담을 덜고 훈련 때 스윙이 나올 수만 있다면 페르난데스에게는 좀 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막전의 맹타는 페르난데스가 앞으로 좀 더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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