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덕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처음부터 낯빛이 좋지 못했다. 그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23일 잠실 구장. 한화와 2019시즌 개막전을 앞둔 두산 마무리 함덕주의 얼굴이 그랬다. 걱정 가득한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함덕주는 "컨디션이 최악이다. 지금 컨디션으로는 좋은 공을 던질 수 없다. 스피드도 더 올라와야 하고 감도 되찾아야 한다. 개막전부터 좋은 투구를 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함덕주의 어두운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5-3으로 앞선 9회초 1사 1, 2루에서 볼넷을 내줬고 안타를 맞으며 만루를 허용했다. 이후 이성열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1점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타자 하주석을 2루수 땅볼로 솎아내며 경기를 끝냈지만 깔끔한 마무리는 되지 못했다.

1사 이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은 함덕주에게 분명한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함덕주는 "밸런스가 좋지 못하다. 시범 경기에서 계속 감이 좋지 못했다. 스피드도 맘에 들지 못한다. 시범경기 최고 구속이 137km 정도에 불과했다. 140km는 넘어야 제대로 내 공을 컨트롤 할 수 있다. 아직 제 컨디션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함덕주는 지난해 3월 4경기에 출장해 모두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결과는 좋았지만 스스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베스트 컨디션으로 던진 공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가락에 물집까지 생기며 최악의 몸 상태에서 공을 던져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컨디션이 살아났고 결국 최고의 마무리로 두산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도 출발은 좋지 못하다. 몸의 컨디션이 확실히 좋지 못하다는 것이 함덕주의 판단이다.

일단 살아나지 않는 스피드가 걸림돌이다. 함덕주는 "최소 140km는 넘어야 타자들과 승부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하지만 아직 그 스피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발이 아주 깔끔하지는 않았다. 역전 위기까지 허용하다가 겨우 승리를 지켜 냈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시속 140km에도 미치지 못해 힘겨웠던 스피드도 일단 139km까지 끌어올렸다. 등판이 거듭될 수록 더욱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 투구였다. 또한 계속 자신을 괴롭혔던 손가락 물집에서도 자유로워졌다.

과정은 좋지 못했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희망을 품게 할 수 있는 투구였다. 다시 반복하지만 스피드가 올라오고 있다는 점도 함덕주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분명 함덕주는 지금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 던지면서 만들어 가고 있다.

함덕주가 확실하게 마무리 투수로서 제자리를 찾게 된다면 순차적으로 두산 불펜은 안정감을 찾을 수 있게 된다.

함덕주는 '던질수록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일단 출발을 아슬아슬했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함덕주가 언제쯤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두산의 올 시즌 성적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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