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18, 휘문고)이 처음 출전한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무너진 부츠를 이겨내지 못하며 19위에 그쳤다. '점프 괴물' 네이선 첸(미국)은 피겨스케이팅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하뉴 유즈루(일본)를 제치고 2년 연속 우승했다.

차준환은 23일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74.23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77.86점 감점 2점을 합친 150.09점에 그쳤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79.17점과 합친 총점 229.26점을 받은 차준환은 일정을 모두 마쳤다. 

차준환은 ISU가 인정한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 점수인 174.42점과 총점 최고 점수 263.49점(이상 2018년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애초 최근 상승세를 볼 때 차준환은 10위권 진입은 물론 상위권 도약도 기대됐다. 그러나 무너진 부츠로 제 실력을 온전하게 펼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차준환은 지난해 12월 열린 ISU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달 국내에서 열린 랭킹전에서 우승한 차준환은 지난 1월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번 대회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 차준환 ⓒ Gettyimages

지난달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흔들리며 6위에 만족해야 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국내에 잠시 귀국해 부상 부위를 치료하며 컨디션 조절에 신경썼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21일 오전 연습에서 그동안 속을 썩힌 부츠가 무너졌다.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츠가 무너진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프리스케이팅도 출전했지만 점프 착지 때 힘을 받쳐주는 부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또한 그동안 맞지 않은 부츠로 발목 통증에 시달렸다. 이러한 악재를 이기지 못한 차준환은 프로그램 클린에 실패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차준환은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OST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시도했지만 빙판에 넘어졌다. 이 기술에서 그는 3.57점이나 잃었다. 이어진 쿼드러플 살코는 성공했지만 착지 때 살짝 흔들리며 0.14점이 깎였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깨끗하게 뛰었고 1.2점의 수행점수(GOE)를 챙겼다. 단독 트리플 악셀은 실수 없이 해냈지만 이어진 트리플 악셀 + 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회전 수 부족으로 1.6점을 잃었다.

트리플 플립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마지막 점프에서 빙판에 넘어지며 2.65점이 감점됐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루프는 깨끗하게 뛰었다.

무너진 부츠로 점프를 제대로 뛰지 못한 차준환은 150.09점이란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 네이선 첸 ⓒ Gettyimages

네이선 첸은 기술 점수(TES) 121.94점 프로그램 구성 요소 점수(PCS) 94.78점을 합친 216.02점을 받았다. 첸은 총점 323.42점으로 우승했다.

첸은 평창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무너지며 최종 5위에 그쳤다. 올림픽 메달에 실패한 그는 이해 3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적지인 일본에서 열렸지만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하뉴를 제치며 2연패에 성공했다.

하뉴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과 지난해 평창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한 그는 올 시즌 부상으로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동안 부상 회복과 이번 대회 준비에 집중했던 그는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으며 프리스케이팅에서 206.1점을 받았다. 그러나 곧이어 출전한 첸은 이 기록을 뛰어 넘었다.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첸은 4회전 점프를 4번(쿼드러플 러츠, 플립, 토루프, 쿼드러플 토루프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시도해 모두 성공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ISU는 올 시즌부터 새로운 점수 체제를 도입했다. 하뉴가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330.43점이 역대 최고 점수였지만 점수 체제가 바뀌면서 지난해 11월 그랑프리 대회에서 세운 297.12점이 역대 남자 싱글 최고점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323.43점을 기록한 첸은 이 점수를 뛰어넘으며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점수 보유자가 됐다.

총점 300.97점을 얻은 하뉴는 첸에 이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81.16점을 받은 빈센트 저우(미국)는 3위를 차지했다.

2019년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최종 순위

1위 네이선 첸(미국) - 323.42점(ISU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점수)

2위 하뉴 유즈루(일본) - 300.97점

3위 빈센트 저우(미국) - 281.16점

4위 우노 쇼마(일본) - 270.32점

5위 진보양(중국) - 262.71점

19위 차준환(한국) - 229.2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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