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이 '안방마님'으로 큰 첫걸음을 내디뎠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박)세혁아 축하한다!"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9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개막전이 열린 23일 잠실야구장. 두산이 5-4 역전승을 거둔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포수 박세혁(29)이 더그아웃 한 쪽에 앉아 장비를 풀었다. 두산 코치들은 너도나도 박세혁에게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넸다. 주전 포수로 첫 출발하는 박세혁이 부담감을 떨치고 든든하게 안방을 지켜줘 고마운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박세혁은 2012년 입단 후 7년 만에 개막전 포수로 나설 기회를 얻었다. 야구를 시작하면서 늘 꿈꿔온 순간과 마주하니 긴장과 설렘이 공존했다. 그는 "경기를 하면서 '내가 진짜 주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 1, 2년차 때는 1군 엔트리에도 못 들었다. 1군 엔트리에만 들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주전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으니까 감회가 새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막전을 앞두고 긴장은 됐지만, 잠은 푹 잤다고 한다. 박세혁은 "원래는 긴장하면 잠을 설치는 편인데, 오늘(23일)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푹 잘 잤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를 믿자고 생각하니까 잘 잔 게 아닐까 싶다"고 털어놨다.

시작부터 타자를 깔끔하게 잡지 못해 신경이 쓰였다. 1회초 선두 타자 정근우가 3루수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박세혁은 1사 1루 제라드 호잉 타석 때 2루를 훔치던 정근우를 잡았다. 박세혁은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었는데, 도루를 잡으면서 몸이 풀리고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고 되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동료를 믿고 끝까지 버텼다. 박세혁은 "우리 팀은 강하니까. 우리 팀이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린드블럼(선발투수)은 볼이 많았지만, 에이스답게 위기 관리를 잘했다. (함)덕주는 마지막에 만루를 만들긴 했지만, 우리 팀 마무리 투수니까 믿고 직구 싸움을 빨리 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만난 박세혁(왼쪽)과 아베 신노스케 ⓒ 두산 베어스
겨울 동안 흘린 땀을 믿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괌에서 함께 개인 훈련을 했던 일본 국가대표 출신 포수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박세혁은 "겨울 내내 준비했으니까 그거 믿고 야구 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베 선배랑 연락을 자주 하는데, 개막 전에 '네 세상이라고 생각하고 야구 하라'고 이야기해줬다.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값진 첫 승을 챙겼다. 박세혁은 이 1승을 발판 삼아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주전으로 처음 뛴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둬 느낌이 좋다. 우리 팀은 강하니까 믿고 자신 있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이제 143경기 남았다. 남은 143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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