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회 과감한 작전으로 승리 발판을 놓은 염경엽 SK 감독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염경엽 SK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은 넥센 시절 감독과 코치로 인연을 맺었다. 스스로 “서로를 너무 잘 안다”고 인정할 정도다. 그런 두 감독이 ‘더블스틸’로 한바탕 혈전을 벌였다. 모두 성공했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염경엽 감독이었다.

SK는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6-3으로 역전승하고 KT의 시즌 첫 승을 다시 저지했다. 이틀 연속 역전승이다. SK는 8회 발야구와 홈런포 조합이 가공할 만한 위력을 과시하며 KT를 울렸다. 한편으로는 양팀 벤치의 지략 싸움이 흥미를 모은 한 판이기도 했다. 

먼저 선공에 나선 쪽은 KT였다. 선발 금민철이 몇 차례 위기에도 불구하고 4회까지 2실점으로 버텼다. 5회 무사 1루 위기는 신인 손동현이 두둑한 배짱을 과시하며 막아냈다. 그러자 KT에도 기회가 왔다. 0-2로 뒤진 6회 찬스였다.

선두 로하스가 볼넷을 고른 것에 이어 폭투 때 2루에 갔다. 이어 유한준이 우전안타로 뒤를 받쳐 무사 1,3루가 됐다. 여기서 윤석민의 내야 뜬공 때 SK 3루수 최정과 유격수 김성현이 모두 공을 잡지 못해 1점을 만회했다.

오태곤의 희생번트가 실패하며 2루 주자가 3루에서 횡사했지만, 1사 1,2루에서 더블스틸 작전이 성공하며 역전의 발판을 놓을 수 있었다. 장성우의 삼진 때 두 명의 주자가 모두 스타트를 끊었고, 대주자로 투입된 2루 주자 심우준이 3루에서 살며 2사 2,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민혁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이번에도 SK 실책성 플레이에 득을 봤다. 타구가 아주 빠른 것은 아니고, 3루수 최정이 글러브를 갖다 댄 순간이었다. 하지만 공이 최정의 글러브를 피해갔다. 다만 더블스틸 작전이 없었다면 동점에 그칠 상황이었다. 이강철 감독의 결단이 1점을 더 만들어낸 것이다. 이 감독은 4회에도 더블스틸을 지시해 성공하는 등 이날만 두 차례 이 작전이 빛을 발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4로 뒤진 8회 설욕의 기회가 왔다. 선두 최정이 볼넷을 골랐고, 로맥이 좌전안타를 쳐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2루에는 일찌감치 대주자 김재현이 투입된 상황. 타석에는 이재원이었고, 2구째 더블스틸 작전을 걸었다. KT는 발이 빠른 2루 주자 김재현을 포기하고 1루 주자 로맥을 저격했으나 로맥의 발이 먼저 2루에 닿았다. 장군멍군이었다.

그렇게 무사 2,3루 기회를 만든 SK는 이재원이 2루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우전 적시타를 기록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역시 더블스틸이 없었다면 1점에 그칠 상황이었다.

SK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사 1루에서 고종욱이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고, 강승호가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 팀 모두 발야구로 재미를 봤지만, SK는 여기에 홈런의 힘까지 더하며 더 앞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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